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면서 몸집은 줄이고 이익이 확보된 사업장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다.▷관련기사: 체질 개선 바빴던 건설사, 몸집 '11%' 다이어트(2월25일)
재작년 말 현대건설에 이어 작년 4분기엔 대우건설이 '빅배스(Big Bath, 부실요소를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위험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기법)'를 단행한 것도 특징이다. 계열사 일감 의존도가 높은 삼성 계열 건설 형제(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E&A)가 주춤한 반면 GS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주택사업을 앞세워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졌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개 대형 상장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삼성E&A·HDC현대산업개발) 합산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은 2조23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조8538억원 대비 20.8% 증가한 수치다.
7곳 중 4곳(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이 흑자 전환 등 수익성을 개선했다. 반면 지난해 적자 전환한 대우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E&A 등 3곳은 수익성이 악화했다. 7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재작년 1.9%에서 작년 2.6%로 0.7%포인트 개선됐다.
손실 씻어낸 현대 …주택 앞세운 GS·DL·HDC
지난 2024년 해외 프로젝트 대규모 비용을 일시에 반영하며 조 단위 적자를 냈던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6530억원을 달성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프로세스 재점검 및 공정 관리 강화,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판관비(판매비와관리비)가 2024년 1조465억원에서 지난해 1조3273억원으로 증가했으나 매출원가율이 100.7%에서 93.6%로 7.1%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은 같은 기간 105.4%에서 93.4%로 11.9%포인트 판관비가 감소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은 2024년 -7662억원에서 지난해 5591억원으로 회복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고원가 플랜트 현장 준공 및 믹스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며 목표 영업이익을 8000억원으로 설정했다.
2023년 붕괴사고로 인한 영업손실 이후 1년 만인 2024년 흑자 전환했던 GS건설은 지난해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복구했다. 2024년 2860억원에서 지난해 4378억원으로 53.1%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2023년 -2.9%였던 영업이익률도 2024년 2.2%, 지난해 3.5%로 회복세를 보였다.
주택 브랜드 '자이(Xi)'를 앞세운 건축·주택부문이 수익성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해 건축·주택부문 매출총이익률은 13.9%로 2024년 9.3%에서 4.6%포인트 개선됐다. 2024년 1.6%, -0.3%였던 플랜트, 인프라부문 매출총이익률도 각각 7.1%, 6.2%로 올랐다.
'e편한세상'과 '아크로(ACRO)'를 보유한 DL이앤씨 또한 주택사업부문 개선세를 앞세워 반등에 성공했다. 2024년 2709억원에서 지난해 3870억원으로 42.9% 수익성이 뛰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2%로 2022년 6.6% 이후 3년 만에 5% 넘는 이익률을 회복했다.
주택사업부문과 자회사 DL건설 건축부문 공정·원가 관리 강화, 리스크 높은 사업 비중 축소 등이 수익성 회복을 견인했다는 게 DL이앤씨 측 설명이다. 매출 비중이 증가한 플랜트사업도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대형 자체사업을 앞세워 수익성을 키웠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486억원으로 전년 1846억원 대비 34.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6.0%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았다.
광운대역세권을 개발하는 서울원 아이파크를 비롯해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 수원 아이파크시티(IPC) 11·12단지 등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이 사업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은 물론 시행까지 도맡아 개발이익을 모두 가져간다.
부진했던 삼성 형제, 대우는 적자 전환
반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8154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며 수익성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도 -10.1%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1조1055억원의 영업손실을 인식한 영향이다.
지방 미분양 물량 누적으로 인한 할인 판매와 해외 현장 원가율 상승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했다는 설명이다. 매출총이익도 지난해 2384억원으로 전년 9275억원 대비 74.3%, 매출총이익률도 8.8%에서 3.0%로 감소했다.
'삼성 계열 건설 형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E&A도 수익성이 동반 하락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5360억원으로 전년 1조10억원에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률도 2024년 5.4%에서 지난해 3.8%로 1.6%포인트 깎였다.
하이테크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준공 단계에 이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는 하이테크 및 기수주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삼성물산 전망이다. 수의계약이 가능하거나 경쟁이 적은 우량 프로젝트 발굴을 통한 수익성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E&A 또한 2024년 9716억원보다 18.5% 감소한 79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8%로 2024년 9.7%보다 소폭 낮아졌다. 다만 연초 목표치로 제시했던 7000억원은 초과 달성했다.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T), 모듈 등 혁신기술 기반 수행 차별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게 삼성E&A 측 설명이다. 삼성E&A는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로 8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높은 수치지만, 2024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방 미분양 현장을 중심으로 한 비용 발생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4년 이전과 비교할 경우 건설사들의 영업수익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지방 사업장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의 매출채권 대손 인식 등 손실 발생 사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바라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