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대우건설 '낙하산' 후폭풍..정치권도 쟁점화

  • 2016.08.08(월) 17:12

장소변경 이사회, 박창민 추천 '날치기 논란'
국회도 질타..野"의혹 해소를" 與"모양 우습다"

대우건설 차기 사장 선임이 파행적 절차 및 '낙하산 논란'으로 노조의 강한 반발을 야기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지난 주말을 앞두고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고문을 사장 단독후보로 추천하는 안을 마련한 뒤, 안팎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서도 '숨바꼭질' 하듯 열린 이사회에서 선임안이 통과되자 잡음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민간 기업 사장 선임에 여권 실세 정치인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져 국회에서도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 의혹 해소를 촉구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이사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S타워에서 이사회를 갖고 현대산업개발 사장 출신인 박 고문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애초 이사회는 대우건설 본사 사옥 18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 노동조합이 본사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회의실을 점거하자 아예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이사회가 열린 S타워는 신문로를 사이에 두고 대우건설 맞은 편에 있는 건물이다.

 

이날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박영식 사장과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임경택 수석부사장, 사외이사인 오진교 산업은행 사모펀드실장, 박간 해관재단 이사, 권순직 전 동아일보 주필, 지홍기 전 영남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사외이사 중 전영삼 산업은행 부행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 지난 7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원들이 대우건설 신임사장 낙하산 인사 결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이명근기자 qwe123@

  

지난 5월 시작된 대우건설 사장 선임 절차는 이 회사 대주주 산업은행 인사들이 주축이 된 사장추천위원회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재공모와 일정 연기를 반복한 데다, 재공모 직후 "박 고문이 이미 낙점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밀실·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이사회 역시 갑자기 장소를 옮겨 이뤄지자 "반대를 차단하기 위한 날치기"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인선 절차의 불투명함이 점입가경"이라며 "출근 저지 투쟁, 성명서 발표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낙하산 인사의 사장 선임을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낙하산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박 고문은 대표적인 친박 실세인 '여당 의원의 뒷배'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라며 "대우건설 사장선임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은 산업은행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사장 공모절차가 진행되다 취소된 뒤 재공모로 박 후보가 선임된 모양새가 너무 우습다"며 "정부·여당 실세가 개입했다는 말에 애먼 사람이 매도되고 있으니 산업은행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도 "친박계 인사가 대우건설 사장 인선 과정에 관여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며 "자회사 사장 선임 과정에 잡음이 있고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만큼 산업은행 차원에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대우건설은 이르면 오는 22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박 고문의 사장 선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미 사장추천위원회와 이사회에서 통과된 만큼 주총 통과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