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차기 사장 후보 선임 과정의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회사 차기 사장 후보는 외부 출신의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과 내부 출신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 총괄 부사장으로 압축된 상태다.
특히, 노조는 유력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외부 인사인 박창민 전 사장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최종 선임 일정을 단 이틀 앞둔 상황에도 혼선은 거듭되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18일 오전 사실상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은 지금이라도 대우건설 사장 인선과정을 중단하고 부당한 세력의 개입을 확인해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사장 후보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에도 박창민 후보의 내정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며 외압 의혹을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노조는 "민간기업의 경영자 선임에 정치적 압력이 가해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불공정한 인선과정을 계속 밀어부친다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우건설 사장 선임 과정은 지난 5월 시작 이후 반전을 거치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추위는 5월 말 차기 사장 후보로 현임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과 이훈복 현 대우건설 전무(전략기획본부장)를 결정했다. 하지만 한 달여 뒤 내부 공모절차를 돌연 취소하고 외부 인사를 포함해 재공모를 시작했다.
재공모에는 내외부 인사를 포함해 30여명이 지원했지만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예상 밖의 외부 인물인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유력 후보로 지목되면서 정치권 인사가 이번 인선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원들이 대우건설 신임사장 낙하산 인사 결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이명근기자 qwe123@ |
특히 지난 14일 서울 한 호텔에서 사추위가 박창민 조응수 두 후보를 최종 2배수 후보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우건설 사외이사와 산업은행측 인사로 이뤄진 사추위 위원 간 고성이 오가는 일도 벌어져 다양한 관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이 회사 사외이사인 권순직 전 동아일보 편집부국장, 박간 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 지홍기 전 영남대 대외협력부총장과 산업은행 측 전영삼 부행장, 오진교 사모펀드2실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추위는 오는 20일 두 후보를 상대로 마지막 평가를 거친 뒤 최종 후보를 선정하기로 한 상태다. 대우건설 노조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며 "사추위도 의혹을 불식시키려면 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박창민 전 사장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울산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2014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올해 4월까지 주택건설사 모임인 한국주택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조응수 전 부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우건설에 입사해 리비아·런던·나이지리아 지사장을 거친 뒤 해외영업본부장,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3년 플랜트사업 총괄 부사장을 끝으로 대우건설을 퇴사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말 사장 재공모 당시 ▲대규모 조직의 경영경험과 능력 ▲경영 비전과 실천역량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 ▲건설업 업무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해외 수주 능력 ▲윤리경영과 고유 조직문화를 조화시켜 나갈 수 있는 소양 등을 요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원들이 대우건설 신임사장 낙하산 인사 결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이명근기자 qwe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