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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4년 만에 선뵌 노원구 신축 '국평' 14억원?

  • 2024.11.24(일) 16:16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 1856가구 분양
전용 84㎡ 최고 14.1억…노원 역대 최고가
광운대역세권 복합개발…"강북 대개조" 기대

지난 22일 오전 8시께, 1호선 광운대역 3번 출구로 나오니 낡은 육교 끝에 '미미삼'이 보였다. 노원구 월계동의 상징인 미성·미륭·삼호 아파트다. 그 옆 광운대역 물류 부지에선 굴삭기 등 중장비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관련기사: 광운대역 이어 '미미삼'도 변신…6700가구 대단지로(11월14일)

광운대역 육교 난간엔 미미삼 등 월계2지구 재건축을 염원하는 현수막과 육교 리모델링 사업 안내 공지가 붙어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35년 된 이 육교의 노후 콘크리트 난간을 철거하고 캐노피(덮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광운대역에서 미륭 아파트를 지나 10분가량 걷다 보니 하얀 돔 건물에 도착했다. 오는 25일부터 분양하는 '서울원 아이파크' 견본주택이다. 개관 시간인 오전 10시를 앞두고는 긴 줄이 들어섰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견본주택을 방문한 사람은 약 8000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원 아이파크' 견본주택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GTX 호재 기대감…평면은 글쎄

서울원 아이파크는 총사업비 4조5000억원 규모의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주상복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곳에 아파트 1856가구와 공공임대 408가구, 레지던스 768실 등 3032가구(실) 규모의 주거 및 숙박시설을 조성한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244㎡ 등 32개 타입에 달한다. 견본주택엔 84㎡B(34평), 112㎡A(46평), 120㎡A(49평) 등 중대형 타입 유니트만 마련됐다. 1층에서 단지 모형을 관람한 뒤 2층에 올라가면 112A부터 120A, 84B 순으로 배치돼 있다.

견본주택에 마련된 전용 84~120㎡ 유니트는 모두 방 3개로 구성됐다. 반면 전용 59~74㎡ 등 중소형 타입의 경우 방이 2개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분양 아파트의 전용 59㎡가 4베이, 방 3개를 내세우기도 하는데 실제 생활해 보면 방은 너무 넓고 거실이 좁아 거주 만족도가 떨어진다고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원 아이파크' 견본주택 앞 대기줄 /사진=김진수 기자

견본주택을 찾은 관람객들은 교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1호선·경춘선이 지나는 광운대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영상]'서울원 아이파크' 등판(11월12일)

성북구 석관동에서 온 A씨는 "지금 사는 석계역도 환승역이긴 한데 광운대역에 GTX가 뚫리면 더 편리해질 것 같아서 청약하려고 한다"며 "오늘 걸어보니 역에서 그리 멀지 않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원 아이파크 주요 평면 /자료=HDC현대산업개발

다만 평면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중소형 타입은 일반적인 판상형이지만 대형 타입들은 건물 구조에 따라 특이한 구조로 설계됐다. 수납공간이 많은 건 장점이지만 평형에 비해 다소 좁은 느낌이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112A 유니트를 둘러보던 B씨는 "신발장이나 팬트리가 양쪽에 있어 수납할 공간이 많고 깔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노원구에 거주하는 C씨는 "신축으로 이사하려고 해서 이 단지를 관심 있게 봤다"며 "발코니 확장한 것치고도 별로 안 넓은 것 같다"고 말했다. 84B 유니트를 둘러보던 D씨 역시 "아이들 짐이 많은데 생각보다 좁아 보인다"며 "짐을 줄이고 미니멀 라이프를 살아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학군을 지적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방문한 E씨는 "중계동 학원가를 이용하면 된다지만 걸어갈 수가 없어 차로 픽업이 필수"라며 "한천초등학교 근처엔 뭐가 너무 없다"고 말했다.

'서울원 아이파크' 견본주택 84B 유니트 거실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4년전 분양한 상계6보다 8억 비싸

수요자들이 서울원 아이파크에 관심을 보이는 건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이 노원구, 나아가 강북을 '대개조'한다는 큰 프로젝트라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거 공간뿐만 아니라 호텔, 쇼핑몰, 오피스까지 이곳에 조성할 계획이다. 반경 1km 안에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메리어트호텔과 아이파크몰,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원 아이파크' 개발부지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대규모 복합개발에 걸맞게 분양가도 노원구 역대 최고다. 주요 타입별 최고 분양가는 △59㎡ 10억3800만원 △84㎡ 14억1400만원 △112㎡ 18억4700만원 △120㎡ 18억8700만원이다. 전용 244㎡ 펜트하우스의 경우 최고 48억1800만원에 달한다. 평균 분양가는 3.3㎡(평)당 3825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입주한 상계동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상계6구역 재개발)'에 비해 훌쩍 오른 가격이다. 이 단지가 분양한 2020년 7월 당시 국민평형(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6억3300만원이었다. 지난달엔 11억원(8층)에 거래됐다. 국평 최고가로 비교하면 서울원 아이파크가 7억8100만원 비싸다.

인접한 성북구 장위동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장위6구역 재개발)'보다도 높다. 지난 7월 이 단지는 국평 최고 12억1100만원에 분양했다. 반경 500m 이내 인접 지역임에도 4개월 만에 2억원이 오른 셈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노원구, 특히 월계동은 신축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던 지역"이라며 "아파트만 짓는 게 아니라 상업시설과 업무시설이 같이 들어가는 만큼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월계동이 그리 선호되는 지역이 아닌 만큼 개발 호재가 지역적 한계를 커버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며 "주상복합이긴 하지만 교통과 인프라가 좋아질 게 분명한 곳이니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분양가가 시세 대비 다소 높지만 복합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생활 편의성, 직주근접이라는 특징이 더 크게 작용해 흥행엔 성공할 것"이라며 "입지가 바뀌는 퀀텀 점프를 경험한 뒤 이 동네에서 볼 수 없는 가격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장위뉴타운보다는 항상 우위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오는 25일 특별공급에 이어 26일 1순위, 27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재당첨 제한과 거주의무는 없다. 전매제한기간은 1년이다. 입주는 2028년 7월 예정이다.

'서울원 아이파크' 단지배치도 /자료=HDC현대산업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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