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첫 주말인 지난 3일, 팝업 스토어로 가득한 성수동 연무장길을 걷다가 멈춰섰다. 뷰티, 패션 브랜드의 팝업이 즐비한 거리에 '뉴:홈(New:Home)'이라는 빨간 간판이 보였다. '집 맞추러 오세요~'라는 현수막도 크게 붙어 있었다. 입구에 대기자가 한 팀뿐이라 서둘러 줄을 섰는데 점차 사람들이 몰렸다.
다른 팝업에 다녀왔는지 저마다 쇼핑백을 들고 나타난 2030 청년들은 뉴홈 팝업을 기웃거렸다. 대기 줄에 있던 20대 여성 3명은 뉴홈을 검색해 보더니 "아, LH네"라며 청약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팝업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30대 남녀는 직원에게 "뉴홈이 뭐예요?"라고 묻기도 했다.
8000명 찾은 뉴홈 팝업…내집마련 소망 가득
뉴홈은 '공공분양주택 50만호(가구)' 정책 브랜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핵심 수혜 계층인 청년들에게 뉴홈을 알리기 위해 지난달 18일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36 일대에 팝업 쇼룸을 열었다. LH에 따르면 개관 이후 지난달 말까지 14일간 약 8000명이 이곳을 찾았다. 평일 500명, 주말 900명 남짓이 방문했다.
입구에서 받은 팸플릿을 들고 내부로 들어서자 '집 맞추러 왔습니다'라고 쓰여 있는 검은 자동문이 열렸다. 그 안엔 뉴홈으로 가득한 꽃밭이 펼쳐졌다. 방문객들은 뉴홈 네온사인 앞에서 셀카를 찍었다. 현장 직원은 공공분양주택 50만호를 50만개 빛으로 빗대 표현한 것이라 설명했다.
1층 구석엔 항공샷 네컷사진을 찍기 위한 대기 줄이 길게 형성됐다. 촬영을 기다리는 동안 벽면에 붙은 메모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도 내 집 마련', '제발 서울에 집이 생기면 좋겠다', '한강뷰 33평' 등 내 집 마련을 향한 소망들이 벽면을 빼곡하게 채웠다. 촬영 직전엔 메모지를 받아 소망을 하나 더했다. 그리고 부스에 입장해 요새 유행이라는 항공샷을 촬영했다.
2층에 올라가는 계단도 화려한 네온사인이 가득했다. '내 집 마련은 어떻게 시작하지?', '내 상황에 맞게 집을 선택할 수 없을까', '내 라이프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등 2030 청년들의 고민을 담은 문구들이었다. 정원 같은 공간에 마련된 그네 포토존에도 대기 줄이 드리워졌다.
어려운 내집마련, 쉬운 게임으로
정원을 지나 '집'에 들어서자 실제 뉴홈과 같은 구조로 꾸며진 공간이 나타났다. LH와 오늘의집이 지난 8월 개최한 3D 인테리어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을 구현했다는 게 현장 직원의 설명이다. 주방 자리엔 카페가, 거실 자리엔 테이블과 소파가 있었다. 곳곳에 마련된 키오스크 앞엔 스탬프를 모으기 위한 체험객으로 북적였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한 가족은 테이블 앞에 앉아 'DIY 내집 만들기' 체험을 했다. 종이로 집을 만들고 색칠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서 만난 한 30대 남성은 "계속 청약을 하고, 떨어지고 있다"며 "안 그래도 경쟁률이 박터지는데 더 높아질까 걱정"이라고 웃음 지었다.
'MBTI 뉴홈' 프로그램을 체험한 20대 연인은 결과를 QR코드로 저장했다. '뉴홈 DDR' 게임을 즐긴 20대 친구들은 서로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배우 이주승 씨의 인터뷰 영상을 시청하던 관람객들은 "나 혼자 산다 나온 사람 아냐?"라며 관심을 보였다. 이 밖에도 뉴홈 공급 예정 지도와 자금지원 계산기 등 정보도 제공됐다.
스탬프 4개를 모두 모으면 카페에 방문해 커피나 굿즈 스티커를 받을 수 있다. 음료는 포장이 불가해 소파에 앉아 마시고 가야 했다. 방문객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LED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뉴홈 모습을 시청했다. 아까 찍은 네컷사진을 스티커로 꾸미는 사람들도 있었다.
LH의 뉴홈 팝업은 성탄절인 다음달 25일까지 열린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LH 관계자는 "뉴:홈 정책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보다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 팝업 쇼룸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품질 공공주택 뉴:홈이 미래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는 한편, 청년과의 소통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