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건설 리그테이블]③'재건축처럼' 해외 뛰라지만…

  • 2017.11.08(수) 09:44

해외수주 비중 점점 줄어..대우건설 3% 뿐
현대건설·삼성물산 등 수위권도 '우물안으로'

올해 건설사들은 작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상반기까지 이어진 서울 등지에서의 주택시장 호황이 예비성적표라 할 수 있는 3분기까지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토목사업은 가뭄이 이어지고 있고 해외에서도 여전히 흔들리는 모습이 보인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현대산업개발·삼성엔지니어링 등(시공능력평가 순) 7개 상장 건설사들 실적을 항목별로 분석·비교해 본다.[편집자]

 

"초호화 재건축 아파트에 쏟는 열정을 가지고 해외시장에서 뛰면 훨씬 많은 국부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월말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간담회에서 건설업계를 향해 한 말이다.
 
과열 논란이 불거질 정도였던 강남권 재건축 수주 경쟁 만큼 해외서도 적극적으로 일감 확보를 위해 뛰어달란 주문이었다. 이 말은 김 장관이 해외 수주 과당경쟁의 부작용을 간과했다는 핀잔도 낳았지만, 발언 의도 만큼은 해외 수주 부진 타개가 시급하다는 뜻에 무게가 실렸다.

 

올 3분기까지 건설사들의 수주 실적을 보면 그럴만도 하다. 7개사 수주는 총 54조276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8% 늘었다. 하지만 해외만 따지면 13조6072억원으로 오히려 1.6% 감소했다.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해외사업 비율도 작년 1~3분기 평균 29.5%에서 25.1%로 낮아졌다. 작년은 최근 10년 중 해외건설 수주가 가장 적었던 해였다.

 

저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과거 손실이 컸던 해외에서 신규 사업을 타진하는데 더욱 신중했던 결과다. 리스크를 감내하고 획기적으로 해외 수주를 늘리기는 아직 위태로운 변수들이 많다는 게 건설사들이 실적으로 내놓는 항변이다.

 

 

1~3분기 수주가 가장 많았던 건설사는 현대건설이었다. 올해 3분기까지 국내에서 10조5727억원, 해외에서 6조1561억원 등 총 16조7288억원어치 일감을 따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8% 많은 규모다. 연결종속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적으로 수주를 작년보다 30.2% 늘렸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말 주택시장 최대 이슈였던 2조6363억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반포 1단지(1·2·4주구) 재건축을 비롯해 일원 대우, 방배5구역 등 강남권 재건축 사업을 따냈다. 이를 포함해 일감 확대 대부분이 국내에서 이뤄졌다. 종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과거 해외 매출 비중이 60~70%에 달했지만 올해 수주분에서 해외 비중은 30%대로 쪼그라들었다.

 

GS건설은 작년 1~3분기보다 2.7% 줄어든 8조4983억원 어치 일감을 수주했다. GS건설 해외수주는 1조9250억원으로 전체의 22.7% 수준이다. 9980억원 규모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화재복구공사를 빼면 나라 밖에서 큰 성과가 없다. 연간 수주목표를 국내서는 93%나 채웠지만 해외서는 50%에 그쳤다.

 

대우건설은 작년과 거의 비슷한 7조7205억원어치 일감을 수주했다. 올해 수주중 7조4790억원어치는 국내에서 나왔고 해외 수주는 단 2415억원뿐이다. 비율로는 3.1%에 그친다. 국내 수주에서도 주택 물량이 4조8989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이어서는 삼성물산(건설부문)이 작년보다 8.3% 많은 7조1820억원어치 일감을 따냈다. 국내에서 5조4880억원, 해외에서 1조6940억원어치다. 해외 수주 비중은 작년 1~3분기 60.4%였지만 올해는 23.6%로 낮아졌다. 해외서 따낸 일감도 중국 시안(西安)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 계열사 물량이 많다.

 

 

삼성엔지니어링은 4조9538억원 어치 일감을 수주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난 수준이다. 다른 건설사와 비교할 때 특히 해외수주를 늘린 게 두드러진다. 해외 수주는 작년 1~3분기 8638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2조7828억원이다. 특히 주력인 화공사업 분야 일감을 늘린 것이 실적 회복에 '청신호'라는 설명이다.

 

대림산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6% 적은 4조8360억원어치 일감을 신규수주했다. 올해 해외수주는 8078억원으로 전체의 16.7%인데 그나마 작년 같은 기간 2831억원, 4.6%에 비해서는 늘어난 수준이다. 전체를 공종별로 보면 주택이 3조33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토목 1조5769억원, 플랜트 2260억원 순이었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4조3570억원어치 물량을 수주했다. 작년에는 주택경기 위축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수주에 신중했지만 다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물량 위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수주를 122.8% 늘렸다. 이 회사는 해외사업에 매우 소극적이어서 작년과 올해 나라 밖 수주가 아예 없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