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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먹거리' 현대건설 vs 대림산업

  • 2018.02.15(목) 08:20

[건설 리그테이블]③신규수주 규모
국내 주택사업 치중·해외선 '절벽' 여전
해외수주 전략 차별화 12조원 vs 1조원

대림산업 주가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1월25일 8만9400원(종가 기준)에서 현재(14일 기준) 7만3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실적발표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시장에서 주목한 점은 '수주'였다. 지난해 신규수주 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미쳤을뿐 아니라 올해 수주목표도 국내사업에 집중하는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7조원)이다. 주가가 회사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장에서는 대림산업의 가치, 성장성에 대해 비관적으로 판단했다는 얘기다.


그만큼 건설사들에 수주는 앞으로의 먹거리이자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지난해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시장 호조 덕분에 비교적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외수주는 지난해에도 여전히 바닥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분위기다. 국내 SOC예산 축소와 각종 부동산 규제로 주택사업 위축 가능성이 점차 커지면서 국내 일감만으론 먹고 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올해 유가 상승 등 해외 수주의 청신호도 켜졌다. 동시에 '현재진행형'인 해외사업 손실로 인한 신중론도 여전하다. 올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전략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 현대건설 작년 신규수주 1등…GS·삼성·대우 뒤따라

7개 상장 건설사의 지난해 국내외 신규 수주실적은 75조6103억원으로 전년의 71조8059억원보다 5.29% 증가했다. 해외수주는 전년도 21조6358억원에서 20조5047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수주를 한 곳은 현대건설이다. 전년보다 2.3% 늘어난 21조71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조6363억원 규모의 서초구 반포1단지(1·2·4주구) 재건축 사업을 따낸 것이 대표적이다. 해외수주는 전년의 8조4868억원에서 6조7534억원으로 20% 넘게 감소했다.

GS건설은 11조2230억원를 수주하면서 현대건설 다음으로 많은 수주를 기록했지만 전년보다는 2.7% 감소했다. 해외수주의 경우 전년의 2조880억원보다는 늘었지만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화재복구공사(9980억원)를 제외하면 대부분 100억~200억원 미만의 소규모 프로젝트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지난해 10조5110억원을 수주했다.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해외수주는 전년의 5조1660억원보다 38%나 쪼그라든 3조1930억원에 불과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대우건설은 전년보다 2.2% 증가한 10조151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공종별로 보면 주택부문이 5조5917억원으로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건축부문은 전년보다 줄어든 1조9379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에선 전년보다 11% 증가한 1조7817억원 어치를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산업개발은 수주 규모 면에서는 각각 8조5333억원, 7조502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년과 비교해 각각 70.8%, 89.8% 늘리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해외 사업 비중이 큰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수주를 전년보다 3배 이상 늘린 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사업규모 2조원에 가까운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을 수주하면서 큰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수주실적이 6조원대로 내려앉으면서 7대 건설사 중에서 가장 낮은 수주를 기록했다. 전년에 현대건설, GS건설에 이어 3위의 실적을 냈던 것과는 대조된다. 전년보다 41.4%나 감소한 데다 목표치인 9조9500억원에도 크게 못미쳤다. 해외수주가 8216억원으로 전년보다 70% 가까이 빠진 영향이 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중점을 두고 있는 이란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사업진척이 되지 않고 있고, 러시아 역시 큰 공사들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올해 엇갈린 해외전략 현대건설 vs 대림산업

 



지난해 해외 수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가운데 올해는 유가 상승 등으로 기지개를 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실적보다는 높게 잡았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목표를 12조원대로, GS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3조560억원, 2조350억원으로 잡았다. 대림산업은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해외수주 전략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목표 12조2933억원은 지난해 신규수주보다 무려 2배에 가까운 공격적인 목표다. 올해 취임한 박동욱 신임 사장이 재무통이란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국내 수주 비중을 68.9%에서 48.6%로 줄이는 대신 해외 비중을 31%에서 51%로 높이는 포트폴리오 전반의 변화를 꾀했다.

반면 지난해 해외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던 대림산업은 올해에도 1조원이라는 보수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해외발주 물량이 여전히 적은 수준이고 저가수주 가능성 또한 여전하다는 논리다. 현재까지는 시장에선 현대건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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