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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타워팰리스의 굴욕, 그리고 리모델링

  • 2018.08.08(수) 14:50

왕좌 내려온 타워팰리스, 리모델링으로 반전?
부동산중개업소도 "현실성 없다" 반응 주류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리모델링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처음 이 얘기를 접했을때 사실 좀 의아했는데요.

 

타워팰리스 하면 '짧은 영광'이긴 했지만 한때 부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1세대 주상복합아파트이다 보니 취약한 환기시스템이나 비싼 관리비 등의 문제들이 노출되긴 했어도 리모델링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보기도 어렵고요.

 

현재 리모델링이 언급되는 곳은 2003년에 지은 타워펠리스 2차입니다. 올해 리모델링 연한 15년을 채웠지만 '노후화'라는 단어와는 더더욱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당시 최고급 아파트로서 얼마나 잘 지었을까라는 느낌도 있는게 사실이고요.

 

건설사들도 막연하게나마 고개를 젓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를 보면요. 80~90년대 지어진 일반 아파트들입니다.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리모델링이 생소할 수밖에 없는데요. 타워팰리스 2차는 55층으로 용적률이 무려 923%, 건폐율 39% 입니다.

 

재건축이 아예 다 부순 후 새로 짓는 방식이라면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골조는 남겨두고 수선하는 방식입니다. 사업성이 나올지도 의문이라는 겁니다.

 

▲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그런데 리모델링이라뇨. 이 궁금증에 대한 힌트는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인근 A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타워(팰리스)가 주변에 비해 저렴하다보니 나온 얘기인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B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히려 "그런 얘기가 나오는게 신기했다.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대부분 아파트가 멀쩡한데 무슨 리모델링이냐는 겁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리모델링이 필요하면 2002년에 지은 1차에서 먼저 시작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얘기도 하고 있고요.

 

결국 리모델링 얘기가 나오는 것은 집값 때문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립니다. 올해초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당시 '타워팰리스의 굴욕'이라는 기사 많이 보셨을 겁니다. 강남 일대에서 일주일 사이 집값이 몇억원씩 오를때 타워팰리스는 잠잠했습니다. 아에 소외됐다는 말이 더 정확해 보입니다.

2000년대 초반 부의 상징이었던 타워팰리스인데 말이죠. KB부동산 매매가 상위 평균가 기준으로 2004년 타워팰리스 1차(2002년 준공) 전용 164㎡는 22억원에 달했습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31억원대까지 올랐지만 이후 내리막을 걸었고요. 관련기사☞[핀셋]강남 ⑤돌고 도는 '왕좌'

국토부 실거래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면적이 지난 5월 23억5000만원(44층)에 거래됐습니다. 14년 전 가격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인근에서 2000년대 지어진 대치동부센트레빌(2005년) 전용 145㎡의 경우 가장 최근인 3월 매매가는 27억원이었습니다. 2006년에 지어진 도곡렉슬 전용 134㎡(17층)는 지난 5월에 25억8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가격 차가 상당합니다.

 

2015년에 지어진 래미안 대치팰리스 소형 평형인 전용 94㎡ 가 7월에 24억원에 거래됐는데요. 타워팰리스 대형 평형을 팔아도 인근에서 새 아파트의 소형 평형을 사기도 버거워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모델링을 통해 집값의 반전을 꾀하고자 하는게 아니냐는 겁니다. 물론 지금은 화두만 던져진 상태입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 얘기를 들으니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추진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게 아니고요. 이제 막 입주민 동의를 받으려고 준비하는 단계라고 합니다.

 

분당에서 리모델링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정자동 한솔마을 주공5단지는 지난 2009년 리모델링 연한을 채웠는데요. 2008년 조합을 설립하고 드디어 내년 이주를 시작한다고 하더군요. 리모델링이 재건축보다 수월하다고는 해도 족히 10년 이상 걸리는 사업입니다.

 

타워팰리스의 경우 입주민 동의 단계에서부터 쉽지 않아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입주민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환기 등의 문제는 이미 개별적으로 추가 보조창(개당 60만원이라고 합니다)을 내는 식으로 해소하고 있다고도 하고요.

 

서울 용산 등 최근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에서는 리모델링이 노골적으로 집값 띄우기 수단으로 쓰일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자칫 시장에 안좋은 시그널을 주는 게 아니냐는 것인데요. 정부가 올해 재건축 안전진단을 강화하면서 내놓은 명분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튼 타워팰리스가 이러한 여러 난관을 헤치고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일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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