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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문제 유럽청년들은]①"돈없다면 좋은 집에 살면 안되나요?"

  • 2019.08.13(화) 17:14

[남의집 살이 in 유럽]
안정적 주거도 청년이 누려야 할 하나의 기본권
저렴한 사회주택이라고 해서 질, 만족도 낮지 않아 

 

2017년 기준으로 내 집 마련 비용에 드는 돈은 2억원 정도입니다. 평균 연봉 2600만원대인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이라면 10년을 꼬박 저축하면서 빠듯하게 생활해야 겨우 내 집 마련이라는 꿈에 닿을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내 집' 하나를 마련하기 위해 청년들이 포기해야 할 것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팍팍한 삶에서 연애, 결혼, 출산은 고사하고 출근길에 사 마시는 커피 한 잔마저 사치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주거 복지 문화가 잘 정착됐다고 하는 유럽의 경우는 어떨까요? 주거 복지 정책 취재를 위해 방문한 네덜란드와 독일에서는 주거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하나의 '기본권'으로서 인식하고 정책을 마련하고 실천해 나간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했습니다.

지난 6월 취재진은 인터뷰를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사회주택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알렉산더 채플린씨를 만났습니다. 

채플린씨가 살고 있는 사회주택은 암스테르담 중심가에서 차량으로 15~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단지는 한적하고 조용해 여느 주택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실 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던지라, 네덜란드의 사회주택 또한 나라에서 제공하는 사회주택이기에 낡고 부실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선입견은 이내 사라졌습니다. 

그의 집은 방 2개와 거실, 주방과 화장실은 물론 작은 발코니 공간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혼자 살기에는 물론 신혼부부도 살 수 있을 만한 집이었습니다. 게다가 6년 전 유리창과 건물 환기·난방시스템 등 건물 전반에 대한 개‧보수가 이뤄진 상태라 아주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죠. 

그렇다면 임대료 부담이 클까요?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최근 그는 박사과정을 밟으며 학교에서 받던 월급이 끊긴 상태라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주택에 살면 보증금 없이 민간 임대료의 1/3만 지불하면 되고 소득이 없거나 적을 때는 정부에서 주거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주거 비용에 대한 큰 부담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 채플린씨에게 취업 준비에 대해 불안감은 없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새 직장을 구해야 하지만 취업을 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집이 있기 때문에 마치 지붕이 있는 것 같은 안정감을 느끼며 공부를 지속할 수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주거 복지를 수혜가 아닌 권리로 대하는 채플린씨를 보며 하늘 아래 같은 취업 준비생 신분이지만 안정적인 주거 환경의 제공 유무에 따라 삶을 대하는 자세가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사는 청년이 불투명한 주거 환경 아래서 삶에서의 다양한 기회를 박탈 당한다고 느끼는 반면, 네덜란드의 채플린씨는 자신에게 주어진 안정적인 주거권을 보장받으며 개인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랐죠. 

네덜란드는 이런 사회주택이 전체 주택 중 34%를 차지하며, 그 비중은 세계 1위입니다. 특히 암스테르담은 열 집 중 네 집이 이런 사회주택입니다. 
 
심지어 대부분이 아기자기한 예술적 미관을 갖추고 있어 어느 주택이 민간 주택이고 사회주택인지 분류하기 어려울 정도였는데요. 이렇게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적 낙인 효과도 덜한 편이라고 합니다. 

네덜란드가 1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런 선진 주거 복지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었고,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또 다른 주거 복지 선진국인 독일의 임대차 보호법 사례와 함께 이어지는 2편에서 짚어보겠습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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