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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너마저'…새아파트 끌고 재건축 밀고

  • 2019.09.24(화) 16:24

잠실 주공5 등 최고가 경신에 대치 은마 "21억대에도 안팔아"
국토부의 의미심장한 경고 "입법예고 완료"…마지막 칼 뺄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에 직격탄을 맞은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또다시 꿈틀대고 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이 최근들어 직전의 최고가를 갈아치우거나 이전 최고가보다 높은 가격을 부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실상 강남 재건축을 겨냥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시중에 갈 곳을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많아 결국 재건축 아파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에 국토부는 이례적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관련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완료'라는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언제든 시행할 수 있다'는 무언의 '경고'를 날리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잠실 주공5단지 전경/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새아파트 끌어주고 재건축 밀어주고

이달들어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이 잇따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61㎡는 지난 17일 22억원(12층)에 거래됐다. 기존의 최고가격인 7월의 21억1425만원을 뛰어넘었다. 올해들어선 지난 5월 20억6800만원으로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이후 이번이 무려 세번째다.

강남 개포주공1단지 전용 50.64㎡도 이달 5일 23억원에 거래되면서 직전 최고가인 22억원(7월)을 넘어섰다.

강동 둔촌주공 1단지 역시 전용 79.93㎡ 역시 이달 14억6000만원에 거래되면서 기존 최고가인 14억원(8월)을 넘어섰다. 이 단지는 이주·철거에 들어가며 분양을 코앞에 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에 직격탄을 맞았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호가가 20억원대를 훌쩍 넘었다.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20억40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8월28일 1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거래가 뜸한 상태다. 하지만 추석연휴 이후 호가는 21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주춤했던 이들 재건축 아파트값이 또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데는 분양가상한제 실제 적용시기와 지역이 불투명한 데다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결국 재건축아파트로 유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5~10년 신축아파트 값이 치솟자 '미래의 새아파트'인 재건축아파트가 또다시 오르는 식이다.

대치동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북의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가 16억5000만원을 찍고 대치팰리스(전용 84㎡)가 2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면서 "은마아파트는 재건축되면 3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석 이후에 분위기가 바껴 은마아파트 전용 84㎡가 21억원대에 나오고 있다"면서 "재건축이 단기적으로 부침은 있겠지만 결국 오를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매수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무시할 수 없는 국토부의 '경고'

최근 재건축시장마저 꿈틀거리자 국토부는 이례적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관련한 법안의 '입법예고 완료' 자료를 내기도 했다. 통상 입법예고를 시행하는 단계에서 보도참고자료가 배포되기는 해도 입법예고 완료 자료는 다소 이례적이다.

국토부는 지난 23일 오후 6시30분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의 지정요건과 적용대상 등을 개선하기 위한 주택법시행령 개정안 등의 입법예고가 23일 완료됐다고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 총 4949명이 관리처분인가 단계 사업 적용 제외, 소규모 사업 적용 제외 등 총 218건의 주요 의견을 제출했다.

국토부는 "의견을 충분히 검토해 차질없이 10월 중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라면서 "지정대상과 시기에 대해서는 시행령 개정 완료 이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분양가상한제 관련한 제도개선 만으로 애초 국토부에서 기대했던 효과(집값 안정)를 얻지 못하는 경우 결국 분양가상한제 시행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도 이런 국토부의 시그널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경고한다.

다만 고준석 동국대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를 하더라도 집값을 잡기는 어렵다"면서 "정부 입장에선 세금, 대출, 분양가 다 규제했는데 결국 안되면 더이상 빼들 칼이 없다는 점에서 정부도 (마지막 칼을 뺄지 말지)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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