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선 희비가 엇갈렸던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신규 수주에선 나란히 건설업계 1‧2위 위용을 보였다. 올해 목표치의 80% 이상을 달성해 큰 이변이 없는 한 목표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실적 뿐 아니라 신규 수주도 순항하고 있고, HDC현대산업개발도 이미 작년 수주기록을 훌쩍 뛰어넘으며 곳간을 채우고 있다.
반면 GS건설과 DL이앤씨는 갈 길이 멀다. GS건설은 실적 뿐 아니라 신규 수주에서도 부진하며 아쉬움을 남겼고, DL이앤씨는 상승세인 실적과 달리 신규 수주가 '옥에 티'다. 목표치와 거리가 멀다.
치고 나가는 현대건설…기대감 키운 삼성ENG
건설업계에 따르면 3분기 누적 기준 현대건설의 올해 신규 수주는 23조6371억원으로 연간 목표치(25조4000억원)의 93.1%를 달성했다.
주력인 건축‧주택 사업에서 전체 수주의 절반에 가까운 10조6547억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한 가운데 올해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달리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도 힘을 냈다. 3분기까지 현대엔지니어링의 신규 수주는 10조146억원을 기록, 작년 같은기간보다 44.7% 증가했다.
이례적으로 올 1분기 상당한 규모의 신규 일감을 확보했던 삼성물산은 2·3분기 적은 수주에도 목표치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올 3분기까지 이 회사 신규 수주는 8조7020억원으로 목표치의 81.3%를 채운 상태다.
시공능력평가 1‧2위인 두 건설사가 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밝히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무난한 수주 실적을 냈다. 3분기 누적 신규 수주는 4조3770억원으로 많지 않지만 연초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산정(6조원)한 까닭에 달성률은 73%로 높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 등의 여파로 해외 수주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올해 수주 목표를 낮춰 잡았다.
이런 가운데 연내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와 카타르 PVC 등 추가수주 성과가 기대되고,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화공 분야에 강점이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신규 수주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수주는 부진 DL이앤씨, 수주도 부진 GS건설
올 들어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GS건설은 신규 수주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분기까지 7조4280억원을 기록, 목표치의 54.2%를 채우는데 그치며 '빨간불'이 켜졌다. 그나마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앞세운 주택 사업이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주택사업 수주가 4조9980억원으로 전체의 67.3%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분할 후 실적 성장세인 DL이앤씨도 신규 수주 목표 달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 3분기 누적 신규 수주는 5조4879억원 규모로 목표치(11조5000억원)의 47.7%에 그치며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남은 4분기 지금까지 확보한 일감보다 많은 규모의 수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DL이앤씨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주택부문은 올해 수주로 인식될 다수의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있고, 해외 플랜트부문도 4분기 대규모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3분기까지 7조6316억원 규모의 신규 일감을 확보하며 목표치 대비 68.1%를 채웠다. 이마저도 주택‧건축(6조1936억원) 등 국내 수주가 전체의 91.6%로 해외 수주와 편차가 크다. 최근 정비사업장을 비롯한 주택 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주택사업 불확실성도 확대될 조짐이라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들어 작년보다 훨씬 많은 일감을 확보했다. 이미 5조555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며 작년 한 해 동안 쌓았던 일감(3조9060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3분기에는 충북 음성 본성지구와 포항2차, 상계1구역 재개발 등을 수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