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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건설업계 1·2위 수장…오세철 vs 윤영준

  • 2021.11.02(화) 13:32

[워치전망대]
삼성물산 영업적자 vs 현대건설 3분기 회복세
GS건설 부진 지속, 분할 후 고속성장 DL이앤씨

삼성물산 오세철 호가 1년도 되지 않아 위기를 맞았다. 탈석탄 직격탄을 맞으며 건설부문은 영업적자를 기록,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반면 윤영준 사장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2분기 실적 부진을 한 분기 만에 극복하며 3분기에는 정상 궤도로 진입했다.

이와 함께 3분기에는 건설사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기대감을 키웠고, DL이앤씨는 기업분할 이후 건설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GS건설은 올 들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 주인을 맞이하는 대우건설도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삐걱거렸고, HDC현대산업개발도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반등 기회를 모색하는데 실패했다.

'빨간불' 켜진 삼성물산 오세철 호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분기 13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이 건설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6년 1분기 이후 5년 반 만이다. 매출액도 작년 같은기간보다 22.5% 감소한 2조4070억원에 머물며 외형도 축소됐다. 

3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탈석탄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일부 국가에서 건설 현장 운영에 지장을 받은 가운데 국내 강릉 안인석탄화력발전소에서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은 취임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실적 부진이라는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당초 삼성물산은 엔지니어 출신인 오세철 사장을 선임,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따른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해외 사업과 국내 주택사업 등을 중심으로 회사의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1분기에는 대규모 수주 성과 등과 함께 양호한 성적을 냈지만 2분기부터 주력인 건설부문 실적이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입지도 좁아졌다.

3분기 실적 부진 원흉인 안인석탄화력발전소가 아직 준공 전이라 향후 실적에 추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수익성 중심으로 건설사업을 운영해 3분기 비용은 일회성으로 보인다"면서도 "친환경정책이 최우선시 되는 현 상황에서 비용 발생 원인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고, 현재 사업 진행 상황과 다음 분기 실적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2분기 어닝 쇼크의 충격에서 벗어나 3분기엔 안정을 되찾았다. 이 회사 3분기 매출액은 7.7% 증가(이하 전년 동기대비)한 4조3520억원, 영업이익은 57.7% 성장한 2204억원을 기록했다.

올 초 동시에 회사를 새로 맡으며 수익성 개선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출발한 건설업계 1‧2위(시공능력평가 기준)의 두 수장이지만 3분기가 지난 현재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불운의 연속 GS건설…분할 후 승승장구 DL이앤씨

GS건설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분기에는 주택매출 부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축소되는 부침을 겪었다.

이 회사 3분기 매출액은 6.4% 줄어든 2조1717억원, 영업이익은 27.6% 급감한 1523억원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 말 지주사 체제 전환과 함께 기업분할로 건설 본원 경쟁력 강화에 나선 DL이앤씨는 분할 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3분기 매출액은 1조8068억원, 영업이익은 25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상장 대형 건설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영업이익률도 14.3%에 달해 경쟁사를 압도하는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주택사업이 안정적인 원가 구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3분기에는 플랜트부문 도급증액과 준공 정산이익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며 "4분기에도 양호한 이익 추세가 지속돼 연간 영업이익 목표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 연간 영업이익 목표는 8300억원으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목표치의 82.9%인 687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중흥건설로의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도 3분기에는 부진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회사 매출액은 10.7% 증가한 2조1001억원, 영업이익은 9.1% 늘어난 1123억원을 기록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진 못했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싱가포르와 인도, 홍콩 등 코로나19 확산세와 현지 조달 물가 상승을 고려한 원가 상승, 쿠웨이트에서 코로나19와 물가 상승관련 비용 등이 반영된 게 실적 부진의 주 원인"이라며 "이와 함께 중흥이 대우건설의 독립 경영에 대한 확고한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주택을 포함한 실적 부진이 나타난 상황에서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매출액은 5.8% 증가한 8594억원을 기록한데 반해 영업이익은 49.9% 급감한 664억원에 그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DL이앤씨와 함께 경쟁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출액은 8.9% 증가한 1조7466억원, 영업이익도 38.9% 늘어난 1390억원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으로 해외 사업장 이익이 개선됐고, 주요 대형 현장 매출 확대와 안정적인 원가율 유지가 실적 개선의 밑거름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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