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2분기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삐끗했지만 3분기에는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면서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해외 대형 사업장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당분간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한다.
신규 수주는 지난 2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이미 목표치의 90% 이상을 채운 상태라 목표 달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모처럼 나아진 수익성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대건설 3분기 영업이익은 220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7.6%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7% 증가한 4조3519억원을 기록, 외형 성장에 비해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은 5.06%로 개선됐다. 현대건설이 분기 영업이익률 5%를 넘긴 것은 지난 2019년 3분기(5.85%) 이후 2년 만이다.
올해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었다. 1분기 200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회복하며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이익률은 4%대 후반(4.84%)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400억원대로 급감, 이익률도 3.2%로 악화되며 위기감이 감돌았다. 싱가포르 'Marina South 복합개발 현장'에서 발주처의 P-본드콜(Performance Bond call, 금융기관이 보증을 섰다가 건설사와 발주처와의 계약 위반 등으로 보증액을 발주처에 지급하는 것)로 809억원 규모의 매출차감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던 탓이다. ▷관련기사: [CEO워치]현대건설 윤영준 '어닝쇼크 어쩌나'(7월26일)
하지만 3분기에는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작년 3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사업 손실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며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하반기부터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해외 사업장이 제 몫을 다하기 시작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 마잔 가스처리 공사와 카타르 루사일 프라자 타워 공사 등 해외 대형현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대케미칼 HPC 프로젝트 패키지-1현장 등 플랜트 공사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현장 등 지속적인 국내 주택매출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건설 3분기 해외 매출액은 1조530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3.2%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장밋빛 청사진 보여줄까
주택시장 호황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의 실적 성장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업계 맏형이자 주택사업에 강점을 보이는 현대건설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어 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현대건설은 3분기 실적 반등을 주도했던 해외 매출 증대와 국내 주택사업을 앞세워 성장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여기에 2분기 실적 악화 원인이었던 일회성 비용이 연내 환입을 목표로 발주처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요소다.
조영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힐스테이트 몬테로이와 힐스테이트 파주운정 등 30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어 일부 정비사업장 분양물량이 밀려도 올해 목표했던 분양실적(약 3만2000가구)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대형 사업장 매출화가 본격화되면서 작년 다소 부진했던 해외매출도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 발생했던 본드콜은 발주처와의 협상이 진행 중으로 올해 안에 환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수주도 상반기 확보한 일감 덕에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3분기에는 창원 마산회원 2구역 재개발과 오산 갈곶동 지역주택조합 신축공사 등 약 5조2567억원 규모의 새로운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3분기 누적으로는 23조6371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목표치(25조4000억원)의 93.1% 수준으로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안정적인 본업 성장과 함께 해상풍력과 소형모듈원전 등 신재생‧저탄소 에너지 사업 성과도 구체화될 전망"이라며 "이집트 'El Dabba' 원전 수주 현실화는 현대건설의 해외 성장성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본원적 EPC 경쟁력을 강화하고 건설 자동화와 스마트시티, 신재생 등 신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여 투자개발과 운영까지 건설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 크리에이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