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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워치]현대건설 윤영준 '어닝쇼크 어쩌나'

  • 2021.07.26(월) 15:16

2분기 영업이익 1410억원…코로나 때보다 저조
해외사업장 일회성 비용탓…건축‧주택 신규수주가 위안
하반기 실적 반등 이끌고 시장 기대치 충족시켜야

수익성 개선이란 과제를 안고 야심차게 출발한 현대건설 윤영준호가 반년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분기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2분기에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탓이다.

시장에선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며 하반기 성장 가능성을 점쳤다. 그런 만큼 윤영준 사장은 2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는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해외 사업 일회성 비용 반영에 휘청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대건설 2분기 영업이익은 8.4%(이하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1410억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5% 줄어든 4조3835억원으로 집계, 영업이익률은 3.2%를 기록하며 1분기보다 1.6%포인트 이상 수익성이 악화됐다.

당초 증권업계에선 현대건설이 2분기에 영업이익 2200억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2분기부터 코로나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2분기는 기저효과도 등에 업고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실제 숫자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까닭이다.

싱가포르 'Marina South 복합개발 현장'이 문제였다. 이 사업장은 지난 2018년 예비준공증명서를 받은 곳인데 이례적인 발주처의 P-본드콜(Performance Bond call)로 809억원 규모의 매출차감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본드콜은 금융기관이 보증을 섰다가 건설사와 발주처와의 계약 위반 등으로 보증액을 발주처에 지급하는 것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30% 이상 밑돌았다"며 "사전 예고 없이 발주처의 본드콜 영향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추후 협상과 중재 과정에서 환입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2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작년보다 성장했다"며 "올해 실적 목표치 달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준 사장, 바닥 찍고 반등 이룰까

싱가포르 현장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은 추후 환입 가능성이 있고, 이를 제외한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윤영준 사장 입장에서 2분기 어닝 쇼크는 간과할 수 없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함께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에는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까지 현대차그룹내 재무통과 전략통인 박동욱 사장과 정진행 부회장(현재 각각 고문) 등 주요 인사가 회사를 이끌었지만 끝내 실적 회복에는 실패했다. 그 뒤를 윤영준 사장이 이어받은 만큼 최우선 과제는 실적 회복이다. 

대내외 환경은 나쁘지 않다.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지만 주력인 주택사업은 호황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분기 첫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관련기사: 현대건설 윤영준호, '분기 영업익 2000억원'에 만족할까(4월26일) 

여기에 하반기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 마진 개발 프로젝트와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공사,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대규모 신규 공사가 시작된다는 점도 실적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신규 수주에선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2분기에 확보한 일감은 약 14조2400억원으로 추산, 상반기에만 18조3904억원어치의 일감을 따냈다. 파주 운정 P1 2블록 복합시설 신축공사와 용인 왕산지구 공동주택,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 투자개발 사업 등이다. 이를 포함해 올해 신규 수주는 연간 목표치의 72.4%로 목표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하반기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보다 주택 분양이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다수의 해외수주도 추진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1분기에도 영업이익률은 4%대로 경쟁사에 비해 낮아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윤영준 사장 입장에선 예상치 못했던 2분기 실적 부진을 딛고 당장 올 3분기부터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눈앞의 숙제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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