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에 약 16만5000여가구가 청약 시장에 나선다. 특히 수도권에만 9만가구 가까이가 풀리겠지만 예년보다 보따리는 홀쭉해졌다. 공급 위축 속 강한 대출 규제와 가파르게 오른 분양가는 실수요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의 관심은 크지만 지역별로 경쟁률은 극명히 갈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히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의 접근성이 청약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서울에서는 입주가 임박한 단지에서 나올 입주권이나 분양권 급매물을 노리는 것도 '내 집 마련' 전략으로 제시됐다.

재건축·재개발로 서울 1만 가구 풀리나
19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과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공급될 주택 물량은 25만6808가구로 집계됐다. 직방은 일반분양 물량 추정치로는 16만5538가구를 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분양 일정과 사업 계획이 비교적 구체화한 곳만 조사에 포함했고 분양 일정 조정 등으로 전체 분양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직방의 설명이다.
작년 말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는 올해 분양물량을 민간 18만7525가구, 공공 3만805가구 등 총 21만8330가구로 예측했다. 이는 작년 실적인 22만1028가구보다도 적다. 2015년 이후 가장 적었던 2023년 20만8981가구와 비교해선 다소 많지만 아직 올해 물량은 전망 수치에 불과하다. 2023년에도 연초 분양 예상 물량은 27만6695가구였다. 올해 분양물량이 지난 십수년 내 가장 적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방 등의 집계 기준으로 올해 공급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서 나올 전망이다. 수도권에만 전체 물량의 55.8%에 해당하는 14만3302가구가 나온다. 수도권 일반분양 추정치도 8만8323가구로 전국 추정치의 절반을 넘겼다.
서울에서는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1만1046가구가 청약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단지는 중계동 백사마을 재개발(일반분양 추정치 1353가구)과 반포주공 1·2·4주구를 재건축한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1803가구)', 방배13구역 재건축 단지인 '방배 포레스트 자이(547가구)' 등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는 7만7277가구가 일반분양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가 6만4342가구, 인천이 1만2935가구다.
경기도에서는 '양주옥정 5·6차 대방 디에트르'(3864가구)와 구리시 수택동을 재개발한 '구리역 하이니티리버파크'(1529가구)와 성남시 상대원2구역재개발(1886가구) 등이 주요 단지다. 인천에서는 2568가구의 대단지인 '포레나더샵 인천시청역'의 735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지방에서는 7만2715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특히 부산에서만 1만5052가구가 청약 시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 에코델타12블록(1086가구) 와 범천1-1구역 재개발(665가구) 등이 주요 분양 단지로 꼽힌다.
이 외에 거제 옥포동 공동주택(1963가구)과 충남내포 대방산업개발 엘리움(882가구), 대전 용두동2구역 재개발(513가구) 등이 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건설사의 공급 여건도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비교적 원활한 분양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는 전월 대비 14.1포인트 오른 80.4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97.1)과 경기(88.2)는 각각 15.3포인트, 16.8포인트가 올랐다. 인천(82.1)은 34.1포인트 급등했다.
구정은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공급 부족에 따른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 시장에 대한 기대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고분양가에도 서울 경쟁 뜨거울 것"
서울에서의 청약 경쟁은 올해도 치열할 전망이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고가주택의 가격을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서울 수요가 밀려 나오는 수도권도 서울과 접근성에 따라 청약 성적이 크게 갈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 청약 시장의 변수는 정부가 임기 내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공급대책의 후속 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용지와 은평구 옛 국립보건원 용지,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물량 확대, 노후청사 활용 공급 방안 등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서울 주요 입지에서 연내 신규 분양 물량을 구체화하면 수요 분산 효과도 있을 전망이다.
가파르게 오른 분양가도 큰 변수다. 하지만 청약 경쟁률을 유의미하게 낮출 요인이 아니라는 시각이 다수다. 시세 차익 기대가 크고 계속해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1㎡당 평균 분양가격은 1594만원이다. 이를 3.3㎡(평)당 분양가격으로 환산하면 5269만5000원이다.
서울 민간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격은 2024년 6월에 4190만4000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4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이후 지난해 11월 기준 1년5개월만에 5000만원대를 돌파한 뒤 한달 새 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분양가 상승 흐름에도 지난해 서울 청약 평균 경쟁률은 146대 1을 기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서울과 과천 등에서 분양한 단지는 수요자가 많이 몰린다는 걸 지난해에도 확인했다"면서 "다만 서울과 접근성이 비교적 나쁜 평택과 이천 등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청약 경쟁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노린다면 입주가 임박한 상황에서 잔금 마련이 어려워 긴급하게 처분하는 입주권이나 분양권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분양가 부담이 쌓인 만큼, 청약자는 자금 마련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한층 더 커진 상황"이라면서 "분양 시점과 분양가 수준이 자신의 자금 여건에 맞는지, 대출 여건을 고려했을 때 실제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