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부동의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신규 수주 부문에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 연간 목표치의 70% 이상을 달성하며 경쟁사보다 두세 걸음 앞서 나가고 있다.
반면 GS건설과 DL이앤씨는 아직 연간 목표치의 절반을 채우지 못한 상태라 하반기 잰걸음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규 수주로 어닝쇼크 지운 현대건설
현대건설 2분기 신규 수주는 11조5253억원으로 추산, 상반기 누적 기준 18조39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 목표치의 72.4%로 반기 만에 올해 곳간의 2/3 이상을 채웠다. 건축‧주택사업에서 전체 수주액의 절반에 달하는 9조1718억원어치의 일감을 따냈다.
이에 더해 하반기에 이라크 바그다드 철도와 쿠웨이트 항만, 이집트 원전 등의 수주도 기대돼 연간 목표치 달성에 파란불을 켰다는 평가다. 2분기 해외 사업장에서 일회성 비용 등의 발생으로 기대 이하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현대건설이지만 작년에 이은 올해도 신규 수주 부문에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면서 만회했다.
그 뒤를 이어 삼성물산이 신규 수주 7조5140억원(이하 상반기 누적 기준)을 기록했다. 1위와의 격차는 크지만 연간 목표치의 70.2%로 양호한 숫자다. 다만 1분기에 6조4030억원어치의 일감을 확보한데 반해 2분기에는 1조1110억원 수준으로 1분기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신규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저조한 실적을 냈다. 올해도 많은 인명사고를 낸 '광주 사고' 등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상반기까진 4조18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로 이미 작년 연간 기록을 넘어섰다.
2분기에는 의왕초평 지식산업센터와 인천 청라 오피스텔, 강원 춘천 삼천동 신축공사 등을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목표 달성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 3조1270억원어치의 일감을 확보하며 목표치의 52.1%를 채웠다. 특히 주력인 화공 플랜트 부문 신규 수주가 9770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 가량 늘어난 것이 고무적이다.
시장에선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발주환경 개선과 하반기에 입찰 시기가 앞당겨진 사업장들이 있어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건설‧DL이앤씨, 이래서 목표달성 할까
실적 고공행진으로 옛 명성을 되찾고 있는 대우건설은 신규 수주 4조9195억원을 기록, 목표치의 43.9%를 채웠다.
아직 절반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지만 상반기에 시공사로 선정된 도시정비사업과 이미 확보한 자체사업, 민간도급사업 등이 연내 수주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나이지리아 플랜트 사업 등의 수주를 앞두고 있어 수주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반면 GS건설과 DL이앤씨는 상대적으로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분할 이후 건설 경쟁력을 키우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돈 DL이앤씨이지만 신규 수주는 연간 목표치의 28.5%인 3조2744억원에 머물렀다. 주택과 플랜트 등 사업 부문별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보수적인 수주전략으로 일감 확보는 많지 않았다.
이에 대해 DL이앤씨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주택 디벨로퍼 사업 비중을 높여 토탈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주춤했던 GS건설은 수주 부문도 아쉬움을 남겼다. 4조7890억원 규모 일감을 확보해 목표치의 35%를 기록했다. 다만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향후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