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6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는데요. 전주보다 낙폭이 더 커졌습니다. 수도권과 전국 아파트 매매가 역시 여전히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요.
하지만 한쪽에서는 집값이 들썩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정부 발표로 GTX 노선이 서게 된 곳이 있죠. 경기도 안산입니다. 한 주 만에 집값이 꽤 올랐습니다.
대선 주자들은 물론이고 서울시까지 사실상 재건축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서울 재건축 단지도 '꿈틀'하는 분위기입니다. 부동산 시장에 '정치'가 주요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낙폭 확대…중랑구도 하락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주간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01% 떨어지며 하락폭을 유지했습니다. 2주 연속 하락입니다.
서울은 -0.03%로 하락폭이 더욱 커졌고요. 수도권은 -0.02%로 5주째 같은 낙폭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방은 2주째 보합세를 기록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서울의 집값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점입니다. 2월 들어 서울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유지했던 중랑구가 -0.01%를 기록하며 하락 반전했고요.
이밖에 도봉과 노원, 양천, 강서 등에서 하락 폭이 확대하면서 서울 전체 하락 폭 역시 커졌습니다. 서울 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구 아파트값이 떨어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은 "대선을 앞두고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도 커지며 관망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거래량 감소와 함께 대체로 이전 신고가보다 하락한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며 하락 폭이 소폭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평택 이어 안산도…GTX 호재 지역 집값 들썩
이처럼 집값 하락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집값이 들썩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에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역을 추가한다고 처음 밝혔는데요. 이후 이 지역 집값이 급등했습니다.
GTX역이 들어서게 될 안산 상록구 아파트 매매가가 한주 만에 0.16% 상승한 건데요. 전주에는 보합세를 기록했다가 말 그대로 급등한 셈입니다. 안산시 전체 아파트 매매가 역시 전주 -0.01%에서 0.07%로 상승반전했습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한 목소리로 GTX 노선 확대를 발표한 바 있는데요. 당시 '수혜지'로 꼽힌 경기도 평택과 안성 집값이 출렁였습니다. 그러자 정부가 우려를 표했는데, 이번에는 정부의 발표로 집값이 들썩였습니다.▷[인사이드 스토리]이재명 기관사 모자 쓴 뒤, GTX '상록수' 추가?(3월2일)
이런 분위기는 아파트 매매수급지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8로 16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습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인데요. 그런데 경기 지역의 경우 지난주 90.9에서 이번 주 91.7로 소폭 올랐습니다.
지난해 11월에 100 밑으로 떨어진 이후 지속해 떨어지는 추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GTX 호재'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안산시가 속한 '서해안권'의 매매수급지수가 가장 많이 오르기도 했고요.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도…"아직은 불확실"
이상 기류가 나타나는 곳은 또 있습니다. 바로 서울 재건축 단지들인데요.
여야 대선 후보 모두 재건축 규제 완화를 약속한 바 있죠. 여기에 더해 서울시 역시 잠실주공5단지 정비계획안 통과와 35층 룰 폐지 등 규제 완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그러자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듯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이 들썩였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04% 오르며 전주 0.02%보다 오름폭이 커졌습니다.
부동산R114와 한국부동산원의 집값 통계는 조사 방법 등이 달라 다소 차이가 나타나는데요. 부동산R114 통계로 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재건축 단지 상승의 영향으로 0.02% 오른 것으로 나타납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사업 추진 기대감이 커진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오르면서 주변의 일부 아파트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물론 이런 흐름이 집값 상승을 예고하는 건 아닙니다. 여전히 대선 불확실성으로 시장은 예측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여 수석연구원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호가 상승에 힘입어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2주 연속 이어졌다"며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대선 불확실성과 높은 가격 부담,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상승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