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남
경기도 과천시의 부동산 시장을 거론할 때면 항상 이 수식어가 붙는데요. 서울 강남권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데다가 집값도 높기 때문입니다. 강남·서초구 등의 집값 흐름을 뒤따라가는 모습도 보이기도 하고요.
지난해 집값이 뚝뚝 떨어진 데다가 역전세난 등으로 휘청였던 과천 주택 시장이 최근 빠르게 회복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전반의 회복세에 더해 GTX와 지식정보타운 등의 호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과연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지난해 급락했던 매매·전세가격 '안정화'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9월 경기도 과천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달 만에 2.19% 상승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인데요. 서울과 경기도 전체의 집값 상승률이 각각 0.26%, 0.22%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송파구(1.06%)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상승률이고요.
과천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크게 휘청인 바 있습니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지난해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 동안 7.16% 떨어진 바 있습니다. 같은 기간 경기도(-5.26%)와 서울(-2.96%)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큰 편이었는데요.
하지만 올해 들어 점차 낙폭을 줄이더니 지난 6월 상승 전환했고 이후 4개월째 오름폭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과천은 특히 매매 가격이 급락하는 와중에 전셋값도 크게 떨어지며 심각한 역전세난을 겪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말에는 12월 한 달에만 전셋값이 9.04% 하락하는 등 시장이 크게 휘청이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셋값 역시 올해 6월 이후 상승 전환하며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가격 변동성 커…GTX 호재 등으로 당분간 상승세"
과천은 경기도에서 가장 집값이 높아 대표적인 대장 지역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서울 서초·강남구에 인접해 있어 지역번호도 031이 아닌 02를 씁니다. 경기도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서울로 여기는 인식이 많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5억 8000만원 가량으로 강남 3구 가격에 육박하는데요. 웬만한 서울 지역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과천 주택 시장은 서울과는 다른 그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과천은 면적도 크지 않고 인구수도 8만 명가량으로 굉장히 적은 편인데요. 서울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중구(약 12만 1000명)보다도 규모가 작습니다. 아파트 가구 수도 지난 2022년 기준 1만 5220가구로 많지 않습니다.
특히 기존의 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신축 단지가 많다는 점도 특징인데요. 이처럼 규모가 작은 데다가 신축이 많아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과천의 경우 신축 비중이 높아 집값이 올라갈 때 빠르게 올라가고 안 좋을 때는 또 크게 내려가는 등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세 시장도 이런 이유로 변화가 크게 나타나는데요. 재건축을 진행하는 단지의 이주나 입주가 있을 때마다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과천시의 경우 준강남이라고는 하지만 강남 3구와는 다르게 현재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에 따라 투자 수요까지 몰리다 보니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과천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들어선다는 점과 지식정보타운 기업들이 본격 입주하기 시작했다는 점 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고요. 특히 GTX의 경우 정부가 연내 착공 소식을 알리면서 정차역 인근 주택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데요. 과천 역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과천 집값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교통 호재로 서울 출퇴근이 더욱 편해지는 데다가 일자리가 늘어나니 투자 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다만 최근 서울 강남권의 집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것처럼 과천 역시 이런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최근 주택 시장은 서울에선 강남 3구, 경기도에서는 과천, 분당, 동탄 등 이른바 중심지 위주로 가파른 회복세를 보인 바 있는데요. 인근 지역과의 가격 차가 커지면서 이 지역들은 이제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과천의 경우 경기도에서도 가격 회복이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며 "당분간은 인근 중저가 지역의 가격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상승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천이나 분당 등은 서울 강남 주택 시장 흐름과 시차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동조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최근 과천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높을 만큼 가팔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상승세를 유지하더라도 그 폭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