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70% 감소, 집값 16주째 상승, 주택경기전망 전국 2위…'
대전 부동산 시장에 깔렸던 살얼음에 조금씩 금이 가는 분위기입니다. 규제 완화와 굵직한 개발 호재 등이 맞물리며 3040 위주로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는 모습인데요.
특히 교통 호재의 경우 추진 단계에 따라 가격을 밀어올릴 거란 기대도 나옵니다. 다만 갈아타기 수요 위주인 데다 여전히 경기 변수가 많아 아직 '해 뜰 날'까진 갈 길이 멀다는 전망입니다.
대전, 미분양 '바이(Bye)' 3040 '하이(Hi)'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총 5만9806가구로 연초(1월) 7만5359가구 대비 26% 감소했습니다.
올 초 대출 등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를 비롯해 분양가 상승, 공급 위축 우려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수세가 붙은 영향으로 분석되는데요.
그중에서도 대전의 미분양 감소세가 두드러집니다. 대전은 올 1월에도 미분양이 3025가구로 타지역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었는데요.
이후 미분양이 빠르게 해소돼 9월엔 918가구로 연초 대비 69.7% 줄어, 전국에서 감소세가 가장 가팔랐습니다.
특히 3040의 매수세가 주효했습니다. 올해 1~9월 대전에서 거래된 아파트 총 9815건 중 3040세대 매수량(5025건)이 51%를 차지했는데요.
신규 공급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대전 아파트 시장의 회복세가 조금씩 나타나자 매수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 상반기만 해도 대전시 아파트 공급 물량은 '0'(제로)였는데요. 하반기에도 공급 물량이 많지 않다보니 가장 최근 공급한 '둔산 자이 아이파크'의 경우 올해 전국 역대 최다 청약자가 몰리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엔 4만8415건의 1순위 청약통장이 쏟아지면서 평균 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후 계약까지 마쳐 완판에 성공한 바 있는데요.
매수 심리가 회복되자 가격도 상승 곡선을 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전은 지난해 1월3일(-0.06%)부터 80주 연속 하락하다가 이후 등락을 반복, 올해 7월17일(0.02%)부터는 16주째 상승세인데요.
전국과 수도권 집값 상승률이 2주 연속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서도 대전 집값은 10월9일부터 4주째 상승폭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호재가 불씨될까?…"그정돈 아냐"
특히 대전에 예정된 굵직한 개발 호재가 향후 부동산 시장을 달굴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데요. 대전 시장의 호재로는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선정 △대전2호선 트램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 등이 대표적입니다.
대전 유성구 교촌동에 약 528만㎡ 규모의 나노·본다체 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됐고요. 충청권 광역철도는 올해 말, 대전2호선 트램은 내년 상반기 각각 착공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들 사업이 본격화하면 개발 단계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일부 영향을 미칠듯 한데요.
그렇다고 대전 부동산 시장이 완전 갰다고 보긴 힘들어 보입니다. 고금리 부담 등으로 부동산 경기 전반이 완전 회복되지 못한 데다 대규모 전세사기 사태 등의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죠.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수도권과 지방 할 것 없이 상승세가 전주보다 둔화했습니다. 대출 이자 부담에 급매 위주의 거래, 관망세 등이 작용한 탓이죠.
아울러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월 전국 주택사업 경기전망지수는 87.7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는데요. 대전의 경기전망지수는 105.8로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높았지만 전월 대비 하락폭(3.7%포인트) 또한 전국에서 세 번째로 가팔랐습니다.
또 대전 서구, 중구 등에서 다가구주택을 중심으로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피해액 2500억원 추산)이 나타났는데요. 비아파트 시장이긴 하지만 전세 기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일부 나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전은 최근 아파트 시장뿐만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도 서울 못지 않은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부동산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지역 대표 호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봤는데요.
다만 "기본적으로 신규 공급 물량이 많지 않고 원도심에서 나오는 물량은 갈아타기 수요 위주라는 점에서 매수세가 크게 붙진 않을듯 하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서울 및 수도권도 강보합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전 역시 회복이 천천히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