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23위인 대방건설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부진한 주택 경기 속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렸고 당기순손실도 흑자로 전환하는 등 외형과 수익성 지표를 모두 끌어올린 것이 돋보인다.
다만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 브릿지론을 포함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도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 한 해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믿을 건 '분양'…외형 성장부터 수익성, 유동성까지 책임
8일 대방건설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1조6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1105억원, 당기순이익은 3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7.4%, 29.8% 증가했으며 당기순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대방건설은 분양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대방건설의 주된 매출 구조는 자회사가 택지 개발 사업을 통해 주택 분양에 나서면 이에 대한 단순 시공으로 수익을 내는 식이다. 대방건설은 시공사, 자회사는 시행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대방건설 스스로도 과천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과천 지식정보타운 S2블럭 대방디에트르)의 분양 매출 486억원 등을 실적에 반영했다. 해당 단지는 대방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모두 맡았기 때문이다.
이 덕에 대방건설의 지난해 전체 분양 매출은 751억원으로 전년(48억원) 대비 15배 이상 늘었다. 분양 사업의 매출이익률은 38.9%다. 반면 지난해 전체 매출에 92.4%(9297억원)를 차지하는 공사 매출의 매출이익률은 14.7%로, 분양 사업 매출이익률이 훨씬 높다.
분양 사업은 대방건설의 유동성 확보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대방건설의 분양선수금은 2748억원으로 전년(12억원)과 비교했을 때 225배 이상 증가했다. 분양선수금은 주택 수요자들이 분양 사업에 선계약 형태로 납입한 자금이다. 회계상 유동성 부채로 인식하지만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실제로 입주하면 매출로 전환된다.
높아진 부채비율, 이자비용도 늘어
대방건설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냈으나 재무건전성에는 타격이 있었다.
대방건설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80.8%로 1년 전(40.5%)과 비교하면 40.3%포인트 높아졌다. 동종 업계 타 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급등하면서 이자비용이 지난해 351억원으로 전년(133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분양선수금은 제외하더라도 전반적으로 빚이 늘었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243억원으로 전년(984억원) 대비 26.3% 증가했다. 유동성장기부채는 2686억원으로 전년도(1683억원)와 비교했을 때 59.6% 급증했다. 장기차입금도 3263억원으로 전년(1541억원) 대비 2배 이상 많아졌다.
급격하게 오른 부채비율과 더불어 PF 우발부채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대방건설의 PF와 관련해 1조5155억원의 신용보강을 제공 중이다. 재작년 말엔 6551억원이었다. 자회사의 경기도 수원시, 전남 무안군 주택사업과 관련한 956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에 연대보증도 제공했다. 토지매입 단계에서 활용되는 브릿지론은 통상 만기가 짧고 금리가 높아 고위험 PF로 꼽힌다.

공공공사 수주, 대단지 중심 분양으로 리스크 관리
대방건설은 자회사를 활용한 주택 분양 중심 매출 구조에 공공공사 수주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좋지 못한 부동산 경기가 이어지면서 자체사업 외에 다른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1038억의 고양장항 S-2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6공구를 포함해 총 7개 공공공사를 수주했다. 토목 및 조경 분야에도 수주 활동을 확대했으며 10여개의 현장에서 토목사업을 시공 중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타토목공사 분야 5위, 기타조경공사분야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방건설은 수도권 대단지 중심 분양을 통해 재무구조 부담도 덜어낼 전망이다. 이달 말에 수원시 장안구에 들어서는 1744가구의 대단지 '북수원이목지구 디에트르 더 리체 2차'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대방건설이 브릿지론 연대보증을 한 사업장이다. 분양 시기에 맞춰서 본PF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대방건설의 설명이다. 사업장이 미착공 상태로 별도의 수익 없이 이자 비용만 내야하는 브릿지론 단계와 달리 본PF 전환이 이뤄지면 착공이 진행되고 분양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올해 성남금토지구와 인천 영종국제도시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9000여 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집에 대한 바른 생각'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현장 중심 경영을 통해 건강한 주거문화를 만들어 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