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탄핵 인용) 결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이 마무리됐다. 건설업계는 정치·외교적 사업 불확실성 해소를 반기며 해외 수주 경쟁력 회복에 기대를 키우고 있다. 그동안 정치 불안에 따른 신인도 하락 등으로 해외 수주 과정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4일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력발전사업 수주 재개와 더불어 유럽 등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던 시점이었는데 정부 수장이 부재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서 "경쟁 상대가 이런 부분을 파고들기도 했었는데 이제 상황이 정리돼 여러 사업이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 직무 정지 이후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가 신인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해외건설협회는 발주처 동향과 관련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도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차기 정권에서도 지속적인 해외 수주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최근 해외진출 국가를 다양화하고 사업도 다각화하고 있다. 단순 시공 위주의 도급 사업을 넘어 투자 개발사업 확대 및 호주와 북미, 유럽 등으로 시장도 넓히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371억달러로 지난 2015년 이후 최대 수주액을 기록했다.
건설사들은 주택시장 공급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덜어져 한결 여유가 생겼다는 평이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시장에 정책적 영향이 큰데 지금까지는 국토교통부도 그렇고 정부가 동력을 잃은 상태여서 땅을 사거나 분양을 하기에는 불안한 측면이 많았다"면서 "이제 그런 부분들은 충분히 해소됐다. 공급 일정을 계획하는 데도 변수가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들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만으로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차기 정권에서는 정책적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5년간 주택 270만호 공급'이란 목표를 두고 있었다. 이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등 재정비 사업 촉진 정책을 펼쳤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에 특례를 부여하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현재 최대 3년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앞당길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안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도(재초환)를 폐지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폐지안'도 정부 주도로 추진했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탄핵 선고로 인해 분양 일정을 미뤄둔 단지에 대한 공급에 나설 수 있겠지만 그 양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발주 물량이 갑자기 쏟아지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부진한 건설 업황의 방향성이 순식간에 바뀌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탄핵정국은 마무리됐지만 이제는 대선정국"이라면서 "건설사들이나 정책을 수행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나 차기 정부 구성이 마무리되는 단계는 와야 뭔가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