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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 올해는? '전자바라기' 탈피에 달렸다

  • 2025.01.23(목) 17:10

[워치전망대]작년 매출 18.7조…전년比 3% 감소
이익 '1조' 달성…올해 매출 목표 15.9조로 줄여
반도체 한파 전자 공사·투자↓…'수주·매출 감소'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달성했다. 같은 날 발표한 현대건설의 대규모 적자와 대조된다. 공사비 상승, 고금리,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매출액과 수주액 모두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올해는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7000억원 더 높여 잡았다. 그러나 매출액은 약 3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시장 한파로 든든한 수주처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 추가 건설 및 투자 계획을 미룬 탓이다.

그룹사 맏형인 삼성전자의 공사 발주가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후 반도체 시장 전망에 따라 올해 매출 희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연간실적/그래픽=비즈워치

2년 연속 '1조 클럽'

삼성물산이 지난 22일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건설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18조6550억원, 영업이익은 1조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3.2% 줄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2년 연속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안정적인 그룹 일감과 해외 수주, 타사 대비 낮은 원가율 등으로 실적 악화 방어에 성공한 모습이다.

지난해 삼성물산 원가율은 89.4%를 기록했다. 10대 건설사 대다수가 원가율 9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방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5.4%로 전년과 같았다.

단 분기 실적은 매출 및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건설부문 매출액은 3조6740억원, 영업이익은 145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각각 8080억원, 910억원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첫 분기 매출 5조5840억원, 33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각각 34.2%, 57.0% 적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21.5% 줄었고, 영업익은 7.4% 늘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설부문 연간 실적과 관련해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가 준공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매출 규모가 감소했다"면서 "대외 환경 변화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이익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준공 단계에 들어선 해외 주요 사업지는 △아랍에미리트(UAE) 송전설비 △카타르 LNG 사업 등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 비율/그래픽=비즈워치

전사 이익기여도 33%

매출,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삼성물산 내 부문별 이익 기여도도 소폭 낮아졌다. 지난해 삼성물산 전사 실적은 2023년에 이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부문별 실적을 합산한 전사 매출은 42조1030억원, 영업이익은 2조98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5%(2070억원), 영업이익은 4%(1140억원) 늘어난 규모다. 

레저, 식음료(100% 자회사), 바이오(43% 자회사) 부문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건설을 제외한 사업부문별 매출액은 △상사 12조9970억원 △패션 2조40억원 △리조트(레저·식음료) 3조9000억원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 4조5470억원을 기록했다. 리조트, 바이오 매출은 전년대비 각각 3260억원, 852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상사 3000억원 △패션 1700억원 △리조트 2150억원 △바이오 1조2980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리조트는 290억원, 바이오는 2100억원의 영업익 증가를 기록했다. 

전사 영업이익 가운데 건설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2022년 34.6%에서 2023년 36.0%로 늘었다가 지난해 33.5%로 하락했다. 

올해 매출 목표 2.8조 낮춰 

건설 신규 수주도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신규 수주로 18조420억원을 거둬들였다. 당초 목표 물량인 18조원은 넘어섰으나 전년 수주액(19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6% 축소됐다. 수주잔고는 27조7150억원으로 건설부문 연간 매출액의 1.5배 수준에 그쳤다. 

주요 수주로는 △대만 가오슝 복합개발(3000억원) △기흥 NRD-K(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8000억원) △평택 P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4공장, 1조7000억원) △삼성서울병원 리모델링(4000억원) △사우디 주베일(Jubail) 지역열병합 발전소(1조2000억원) △카타르 퍼실리티(Facility) E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3조9000억원) 등이 있다.

올해 수주 목표는 18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17조9000억원 대비 7000억원 더 높게 목표치를 잡았다. 부문별로는 EPC(설계·시공·조달) 9조9000억원, 하이테크 6조7000억원, 주택 2조원 규모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 실적 18조7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 적은 15조9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 4분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대형 프로젝트들의 준공 시기 도래에 따라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준공시기가 도래한 주요 국내외 프로젝트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3(파운드리 3공장)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등이다. 

특히 든든한 수주 파트너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한파로 올해 평택캠퍼스 반도체 공장 추가 착공 및 투자계획을 지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올해 중반부터 약 4조원 규모의 카타르 담수복합발전 사업과 8000억원 규모 래미안 트리니원(반포3주구)의 착공이 본격화함에 따라 매출 감소분을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환율 상승, 금리, 트럼프 신정부 탄생 등 건설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도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탄탄한 실적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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