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든든한 수주처였던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 추가 건설 및 투자 계획을 미루면서 이익률 높은 대형 하이테크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삼성물산은 부족해진 곳간을 주택사업 확대로 메우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공권 확보 목표량인 '5조원'은 이미 이달 조기 달성했다. 하반기에도 사업성 높은 정비사업 수주를 확대해 매출을 확보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자 빠지자 영업익 '반토막'
삼성물산은 2025년 1분기 연결 재무제표(잠정) 기준 매출액이 3조6200억원, 영업이익 159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5조5840억원) 대비 35.2%,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370억원) 대비 52.8% 급감했다.
부문별 매출액은 △건축 2조7290억원 △토목 1940억원 △플랜트 69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건축부문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각각 1조8360억원, 60억원, 1220억원 줄었다. 건축에는 '래미안' 브랜드의 주택뿐 아니라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설비(하이테크), 고층 빌딩 등이 포함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준공과 공정 성숙기 진입, 하이테크 물량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다만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 분기(2024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40억원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40억원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악화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4.4%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6.0%) 대비 1.6%포인트 낮은 수치다. 건설사 수익성 악화 주범으로 꼽히는 원가율은 같은 기간 89.9%에서 89.3%로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판관비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률은 전분기(3.9%)보다는 개선됐다.

정비사업 목표 5조 달성, 하반기도 달린다
매출 감소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이에 삼성물산은 부족한 수주 물량을 도시정비사업으로 발 빠르게 메우고 있다. 선별 수주로 사업성 높은 사업들을 따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삼성물산 건설 올해는? '전자바라기' 탈피에 달렸다(1월23일)
올해 주택 도시정비사업 시공권 확보 목표량인 '5조원'은 이미 조기 달성했다.
지난 1월 사업비 1조6000억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서초 신반포4차아파트 재건축(1조310억원) △송파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4544억원) △송파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2595억원) △강서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 등을 1분기 내 수주했다.
4월 들어서는 성북구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 광진구 광장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2708억원) 등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량을 넘겼다.
삼성물산은 시공권 확보를 통해 올해 주택사업 수주(시공권 확보 후 사업시행계획 승인) 목표(2조원)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삼성물산은 올해 주택 2조원, 하이테크 6조7000억원, EPC(설계·시공·조달) 9조9000억원으로 총 18조6000억원의 신규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1분기 3조416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고, 관심 갖고 지켜보는 프로젝트 입찰 발표 일정이 하반기 집중돼 있어 전체 수주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압구정 2구역, 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핵심 입지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수주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며 "2027년까지 서울 지역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많은 정비사업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발맞춰 사업성 위주 선별수주 전략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주한 해외 주요 프로젝트로는 △아랍에미리트 알 다프라(UAE Al Dhafra) 가스화력발전(6000억원) △호주 나와레 배터리 저장시스템(BESS)프로젝트(2000억원, 4월) △루마니아 원전 1호기 설비 개선사업(1000억원, 4월)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