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수 건설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와 플랫폼 등 새로운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목적을 추가한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주요 먹거리인 주택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알짜 사업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주택 브랜드 경쟁력 강화도 꾀한다. 특히 DL이앤씨는 주택 브랜드 'e편한세상'과 '아크로'의 정체성을 재정립한 이정은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창사 이후 86년 만에 첫 여성 사내이사 선임이다.

새 먹거리로 수소 '찜', 플랫폼도 키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수소에너지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올린다.
현대건설은 수소에너지사업을 새롭게 사업목적에 추가해 수소 밸류체인을 확대하는 현대차그룹과 보폭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측은 "탄소중립 및 에너지전환을 대비해 수소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등 수소에너지 관련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6년 '충주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를 준공하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이 시설은 쓰레기를 처리해 추출한 바이오가스를 원료로 수소를 생산한다.
올해에는 전북 부안군에 국내 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기지를 준공 예정이다.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는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 공급하는 시설이다.

이에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 △의약품 등 연구개발 지원·수탁사업 및 관련 서비스업 △통신판매중개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수소발전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사업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수소를 포함해 신재생에너지 사업 분야 수주를 늘렸다. 지난 2023년 경북 김천에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해 그린수소를 생산 및 저장, 운송하는 기반 시설의 기본 설계와 시공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강원도 삼척종합발전부지에 수소화합물을 저장하고 하역, 송출할 수 있는 기반 시설 건설공사 계약도 맺었다.▷관련기사 : 삼성물산, 삼척 수소혼소발전 주변설비 수주(2024년 4월8일)
더불어 신규 사업에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하며 건설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에도 힘을 싣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주거생활 플랫폼 '홈닉 2.0'과 빌딩플랫폼 '바인드' 등을 선보였다.
GS건설은 역시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예고하며 '통신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부쳤다. GS건설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정관에 통신판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것"이라면서 "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성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DL이앤씨, 첫 여성 사내이사 탄생
주택사업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관측된다. DL이앤씨는 오는 24일 주총을 열고 김생규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와 이정은 최고디자인책임자(CDO)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이정은 CDO는 D-IC(D-이노베이션센터) 실장으로 하이엔드(고급) 브랜드 '아크로'의 정체성을 재구축한 인물로 평가받는다.▷관련기사 : [르포]스타일 잡고 품목 고르면 "아파트 짓기 전 인테리어 끝"(3월14일)
그는 최근 DL이앤씨가 시공과 인테리어를 동시에 하는 걸 목표로 한 개인화 인테리어(실내장식) 솔루션 '디 셀렉션' 출시도 지휘했다. 이 상품은 예비 입주자들이 몇 가지 정해진 스타일과 가전제품 등의 품목을 고르면 이에 맞춰 제품 조달 및 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DL이앤씨는 "이정은 사내이사 후보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리뉴얼을 통한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통해 회사 브랜드 인지도 및 고객 만족도를 제고했다"면서 "고강도 기업 혁신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전사 통합 업무 매뉴얼 제작을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생규 CFO는 LX판토스, LF푸드 등 범LG그룹 재무담당 임원 출신이다. 지난해 DL이앤씨에 합류했다.
DL이앤씨 측은 "김생규 CFO는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 철저한 현금흐름 중심의 경영을 통해 회사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갈 적임자"라면서 "이사회에서 경영전략 및 재무 관련 의사결정에 있어 크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LG전자 출신 윤현식 경영관리실 실장이 사임하면서 DL이앤씨의 사내이사 구성은 박상신 대표와 이정은 CDO, 김생규 CFO 등 3인으로 이뤄진다.
오는 26일 열리는 대우건설 주총에서는 기존 사외이사인 김재중, 이인석 김재웅 이사가 모두 연임한다. 김재웅 이사와 이인석 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된다. 다만 이사진은 전년도에 비해 축소될 전망이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백정완 전 대표와 윤광림 사외이사의 임기는 지난달 28일로 만료됐으나 별도의 충원이 없다.
같은 날 주총을 여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정경구 대표와 조태제 CSO(최고안전책임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