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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경로우대 공제']③ 결국 폐지?..조세저항이 관건

  • 2014.02.25(화) 09:58

직장인 실질 稅부담 3천억 증가
부모 부양 '역차별' 등 반발 거셀 듯

당장 경로우대 공제를 폐지한다면 노부모를 부양하는 직장인들은 세부담이 늘어나는 반면, 정부는 그만큼의 세수를 확충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령화 시대의 세수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최근 연말정산 환급액이 적어지는 추세에서 애꿎은 서민·중산층 근로자의 세금만 걷어간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세금 감면의 달콤한 혜택을 언제까지 누려야 할지, 어느 시점에서 끊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정부와 국회가 입법 과정에서 조세저항을 뚫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려면, 경로우대 공제 폐지의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 실리: 年 3천억 세수 효과

 

매년 정부가 경로우대자 추가공제(70세 이상 100만원) 명목으로 직장인에게 깎아주는 소득세는 3000억원 안팎이다. 25일 기획재정부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2012년에는 경로우대 공제로 2989억원의 세금을 덜 받았고, 지난해에는 3270억원을 깎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조세지출 규모가 3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경로우대 공제는 1% 수준이며, 지난해 보험료 특별공제(2조1578억원)나 신용카드 소득공제(1조3765억원), 교육비 특별공제(1조475억원)에 비해서는 15%~30% 정도의 세수가 지원되고 있다.

 

비슷한 규정의 추가공제 항목 중에는 다자녀 추가공제(자녀 2명 초과시 200만원)가 지난해 3276억원을 깎았고, 장애인 추가공제(1인당 200만원) 2453억원, 자녀양육비 추가공제(6세 이하 100만원) 1924억원, 부녀자 추가공제(배우자 없는 여성 세대주 50만원) 1037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국세청이 걷은 소득세는 47조8000억원, 근로소득세는 21조9000억원이었다. 경로우대 공제를 폐지할 경우 확충할 수 있는 세수는 소득세의 0.7%, 근로소득세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만약 즉시 폐지가 아닌 공제대상 축소 방향으로 개정한다면 세수 효과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경로우대 공제를 없애 극적인 세수 확보를 노리기보다는 고령화로 늘어나는 조세 지출을 억제하는 성격이 짙다. 정부와 국회는 2011년 9개의 조세감면 제도를 폐지한 이후, 2012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21개와 19개의 비과세·감면 조항을 없애는 등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인 조세지출 억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 명분 : 증세의 천적 '조세저항'

 

세수 부족 현상에도 증세(增稅) 정책을 시도하기 어려운 이유는 세부담이 늘어나는 계층의 조세저항 때문이다. 연말 세법 개정 시즌이 되면 각계 각층의 이해관계자들이 '증세 철회' 혹은 '감세 반영'을 목적으로 국회와 기재부의 문을 두드리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얼핏 조세 원칙에 맞지 않는 민원이라도 '표심'을 의식해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대표적인 제도로 정부가 내심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꼽을 수 있다.

 

기재부와 국세청은 이미 수년 전부터 현금영수증 도입 효과로 자영업자의 세원 투명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점차 축소하고 있다. 강경론자들은 이미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정책 목적을 달성했다며 즉시 폐지를 주장하지만, 직장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공제폭을 서서히 줄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기재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낮추려고 했다가 국회의 반대에 부딪혀 원점으로 되돌렸다. 국세청 개청 이래 48년째 답보 상태인 종교인 소득세 과세도 지난해 재추진에 나섰지만, 종교인의 극심한 반발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경로우대 공제를 폐지하는 정책도 이러한 조세저항을 극복해야하지만, 주변 여건은 녹록치 않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등 근로소득세 부담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직장인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세금 혜택이 줄어들고, 세부담이 늘어나는 대상이 부모를 부양하는 선의의 직장인이라는 점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말주변 없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팀이 고령화 시대의 조세구조 개편이라는 명분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경로우대 공제를 없애기 위해선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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