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제약사들과 마찬가지로 주요 중소형사들 역시 매출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17년 한 곳에 불과하던 매출 5000억원 이상 제약사가 작년엔 3곳으로 늘어나는 등 다수가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제일약품이 처음으로 6000억원대 고지에 올랐고, JW중외제약과 일동제약도 5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수익성도 좋았다. 한독은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보령제약은 영업이익이 20배 넘게 늘었다. JW중외제약과 휴온스, 대원제약, 삼진제약 등도 영업이익이 20% 이상 늘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기존 의약품 판매가 늘어난 데다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덕분이다.
◇ 국내외서 기존 품목 판매 '활발'
13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통해 주요 중소 제약사들의 2018년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11개사가 매출 2000억원을 넘겼다. 대부분 국내외에서 기존 의약품 판매가 늘어난 효과가 컸다.
제일약품은 2017년 회사 분할에 따라 정확한 증감률을 비교할 순 없지만 유일하게 6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제일약품은 그동안 리피토, 리리카, 란스톤 등 글로벌 제약사의 대형 품목들을 도입해 매출 규모를 키워왔다.
JW중외제약은 기존 제품의 매출 증가와 함께 중소형 가운데선 드물게 기술수출 성과를 내며 2위에 올랐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8월 덴마크 레오파마에 아토피 신약 후보물질인 'JW1601'을 45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종합비타민 '아로나민' 시리즈가 대표적인 일동제약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 5000억원 돌파와 함께 창립 이후 최대 실적으로 3위에 올랐다.
보령제약과 한독, 대원제약, 삼진제약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을 넘긴 동국제약 등도 자체 주력 제품들이 성장하면서 매출이 성장세를 탔다. 8위를 차지한 동화약품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도입한 플라빅스, 테라플루, 라미실 등 전문·일반의약품들이 매출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7위와 9위에 오른 휴온스와 일양약품은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휴온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리도카인 주사제와 생리식염수 주사제 수출이 매출 상승을 주도했다. 일양약품도 중국 법인이 전체 매출 비중의 40%를 넘어서는 등 해외 실적 호조와 함께 매출을 키웠다.
◇ 수익성 '개선'…투자 성과도 기대
매출 증가와 함께 수익성도 좋아졌다. JW중외제약이 대표적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 넘게 늘었고, 기술수출 계약과 함께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을 191억원 받으면서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한독은 보유 품목 매출 증가와 함께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고, 제넥신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서 순이익도 크게 늘었다.
보령제약과 일동제약, 동화약품의 경우 영업이익은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감소했다. 다만 일회성 요인이 대부분이었다. 보령제약은 자체 제품 판매 증가로 매출원가가 낮아지면서 영업이익은 대폭 늘었지만 전년도에 토지와 건물 매각으로 순이익이 급증한 탓에 순이익은 감소했다.
동화약품 역시 전년도 안양공장 처분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했다. 일동제약은 연구개발(R&D) 비용 처리 방식을 무형자산에서 지출로 재무제표를 변경하면서 손상차손 인식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말 세무조사에서 추징금 197억원을 부과받으면서 순이익이 급감했다. 일양약품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지만 백신 및 연구개발 등의 비용 증가에 따른 것이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보긴 어렵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제약사들도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 수출 품목이 늘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연구개발(R&D) 투자도 조금씩 늘리는 추세여서 기술수출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