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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메가커피 '3000호점'의 함정

  • 2024.05.14(화) 07:15

메가MGC커피, 3000호점 돌파
매장 당 매출 감소 우려…이디야 전철 밟나
독특한 운영 방식…중복상권 우려 제기

/ 그래픽=비즈워치

최근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메가MGC커피가 3000호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홍대점 1호점을 오픈한 지 10년 만인데요. 이로써 국내에서 이디야커피 다음으로 많은 점포를 보유한 커피 브랜드가 됐습니다.

메가커피 측은 3000호점 달성에 대해 "가맹점주의 수익을 경영방침에서 최우선으로 한 것이 비결"이라고 밝혔는데요. 신메뉴를 출시할 때 가맹점의 마진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손익구조를 만든다는 겁니다. 또 각종 원부재료 원가가 인상될 때도 본사가 최대한 감내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여기에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기 위한 상품 소싱력 역시 강화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성장세에 본사 실적도 '쑥'

실제로 메가커피는 지난 5년간 매섭게 성장해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메가커피의 매장 수는 2019년 801개에서 지난 2021년 1188개, 2022년 2173개로 늘었습니다.

메가MGC커피(앤하우스) 연간 실적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수가 늘수록 본사의 이익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메가커피 본사의 실적도 급성장했습니다.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의 2019년 매출은 350억원 수준이었는데요. 2020년엔 601억원으로 약 두 배로 불어났고, 지난해엔 368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4년 만에 10배 수준으로 증가한 겁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9년 179억원에서 지난해 69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메가커피가 3000호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운영 점포 수'는 다를 수 있습니다. 메가커피는 현재 실제 운영 중인 매장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날 카카오맵 기준 2955개 매장이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매장 증가 부작용도

하지만 매장 증가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나옵니다.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수 기준 큰 형님인 이디야커피가 그 선례입니다. 지난 2021년 이디야커피는 3500호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 가맹사업 현황 수치상으론 그해 매장 수는 3019개였습니다. '몇 번째로 지어진 매장'이라는 의미의 '호점'과 실제 운영 매장 수가 차이가 있었습니다. 신규개점이 196개였지만 계약해지가 196개였던 탓입니다. 더불어 명의변경은 237개였습니다.

/ 그래픽=비즈워치

신규점포는 늘었지만 기존 가맹점주가 운영을 포기한 것입니다. 가맹점 수가 늘면 늘수록 가맹점당 평균매출액이 감소했던 탓으로 분석됩니다. 이디야커피 매장 수는 2018년 2399개에서 2021년 3005개로 늘었는데요. 같은 기간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2억1400만원대에서 1억8000만원대로 감소했습니다. 가맹점 면적(3.3㎡)당 평균매출액을 보면 감소폭은 더 컸습니다. 2018년 990만원에서 2021년 626만원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매장 수가 늘어날수록 매장당 매출 감소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입니다. 메가커피 매장 중 대부분은 가맹점입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수치인 2022년 기준 메가커피의 직영점 수는 17개로 1%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가맹점인 셈입니다.

메가커피는 다를까

주목할 점은 메가커피의 경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건데요. 가맹점 수 증가에도 가맹점 평균매출액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메가커피의 가맹점 수는 2018년 403개에서 2021년 1593개로 불어났습니다. 3년 만에 약 4배 수준으로 증가한 겁니다. 

점포 증가에도 메가커피의 가맹점 평균매출액은 오히려 증가했는데요. 2018년 2억4945만원에서 2021년 3억2891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가맹점 면적(3.3㎡)당 평균매출액은 △2018년 1897만원 △2019년 2027만원 △2020년 1895만원 △2021년 2025만원으로 증감을 반복했습니다.

메가커피 매장 수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업계에 따르면 메가커피는 기존 매장의 양수도 계약이 활발하다고 합니다. 실제 명의변경 수도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이한 점은 메가커피 홈페이지에는 다른 프랜차이즈들과 다르게 '가맹점 인수(양도양수)' 탭을 마련해뒀다는 점입니다. 개인 간 양도양수가 일반적인데, 메가커피는 본사를 통한 양수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죠.

업계에서도 이를 두고 "특이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메가커피는 양도양수 장점으로 '투명한 가맹점 정보(임차조건, 매출현황, 매장컨디션 등)를 바탕으로 정직한 계약 진행'과 '과도한 컨설팅 수수료 방지' 등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맹점주가 2개 이상의 복수 매장을 운영 중이라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여러 매장을 운영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매장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는데요. 메가커피는 운영 매뉴얼 준수 등을 평가해 분기마다 우수가맹점을 선정해 시상하는 구조를 고안해냈습니다. 그 결과 메가커피의 폐점율은 약 0.4%(2022년 기준)로 커피 업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상권 중복 우려는 어떻게

업계에 따르면 통상 매장 수가 1500개 정도 넘어가면 중복상권 내 개점이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물론 브랜드나 프랜차이즈의 메뉴에 따라 다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브랜드 매장이 동일 상권에 들어온다면, 기존 매장의 매출은 줄고 신규 매장 역시 적은 수준의 매출을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커피업계 경쟁 심화로 한 상권에 우후죽순 입점하면서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의 지속성과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커피매장도 편의점처럼 출점 제한 규제 등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저가커피 매장이 붙어있다. / 사진=김지우 기자@

과거 서울시 등에선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골목상권에 프랜차이즈가 진입하지 못하는 규제가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만 운영하는 스타벅스와 같은 브랜드만 매장 수를 늘리는 결과를 낳자, 제도적인 보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입니다.

메가커피는 중복상권 개점 우려에 대해 "최초 개설 시 가맹점별로 영업지역을 정하고, 그 지역 내에는 추가 출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대영 메가MGC커피 대표는 이번 3000호점 오픈 기념식에서 "1년에 몇 개의 가맹점을 개설하겠다는 정량적인 목표를 지양하고, 각 가맹점이 충분한 수익을 거둬 오랫동안 점주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약속이 잘 지켜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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