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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바뀐 젝시믹스…'경영권 분쟁' 우려 솔솔

  • 2024.10.08(화) 15:37

이수연 단독 대표 체제 전환 완료
강민준 대표와 지난해 여름 이혼
지분 차이 2배…경영권 분쟁 우려도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이수연 시대'를 시작한다. 창업자인 강민준 대표가 공동대표에서 물러나며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떼고 이수연 대표가 경영을 맡을 전망이다. 지난 2018년 결혼한 강 전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해 결별했다. 

일각에서는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아직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 전 대표와 2대 주주인 이 대표 사이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업계 2위 안다르가 젝시믹스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오고 있는 만큼 경영권 분쟁 이슈가 터진다면 1위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젝시믹스 2기

지난달 10일 브랜드엑스는 기존 강민준·이수연 공동대표 체제에서 이수연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그간 이 대표가 젝시믹스의 경영을 맡고 강 대표가 마케팅과 신사업 부문을 담당해 왔는데, 주력사업인 젝시믹스에 무게를 두기 위해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는 설명이었다.

숫자만 보면 납득이 되는 조치였다. 브랜드엑스는 사실상 젝시믹스가 먹여살리는 회사다. 2020년 브랜드엑스는 13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77.8%인 1078억원이 젝시믹스에서 나왔다. 브랜드엑스의 젝시믹스 편중 현상은 매해 더 심해졌다. 2021년엔 젝시믹스의 매출 비중이 82.8%로 늘었고 지난해엔 93.2%까지 치솟았다. 강 전 대표가 맡았다는 신사업 부문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떄문이다. 

그간 브랜드엑스는 기업의 모태이자 마케팅회사인 '이루다마케팅', 헬스케어 기업인 '브랜드엑스헬스케어'와 '브랜드엑스피트니스', 뷰티 기업인 '젤라또랩'과 '닥터셀팜' 등 애슬레저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 중 유의미한 성과를 낸 곳은 없다.

브랜드엑스 내 젝시믹스 매출 비중/그래픽=비즈워치

젤라또랩은 경쟁사인 '글루가'에 매각했고 운동 O2O플랫폼 '국민피티'를 운영하던 브랜드엑스피트니스는 매출을 내지 못한 채 사라졌다. 연매출이 1억원을 밑돌았던 닥터셀팜은 브랜드엑스헬스케어에 흡수됐다. 브랜드엑스헬스케어도 2020년 120억원대 매출을 올린 후 이듬해부터 매출이 급락, 지난해 지분을 정리했다. 성과만 놓고 보면 단독대표 체제 전환이 이상할 게 없다. 

문제는 강 전 대표가 창업자이자 이 대표와 '부부'라는 점이다. 맡은 사업이 부진했다고 해도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강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건 흔치 않은 그림이다. 이 때문에 단독대표 체제 전환 직후 업계에서는 두 대표의 이혼설이 제기됐다. 실제로 강 전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해 결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이후 브랜드엑스의 경영을 이 대표가 맡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

업계에선 브랜드엑스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브랜드엑스의 지분은 강민준 전 대표가 30%, 이수연 대표가 14.59%를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보유 지분이 2.6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 강 전 대표에게 345만6995주를 무상 증여받으며 지분율을 14%대로 끌어올렸다. 증여 지분의 시가가 부부간 증여 한도를 크게 넘는 150억원대였던 만큼 이 역시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강 전 대표의 지분은 이 대표보다 배 이상 많다. 경영권 분쟁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10일 오후 2시 23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주가는 전일 대비 11.36%(1350원) 하락한 1만5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5% 넘게 빠진 데 이어 이날은 11%대 급락세다.

다만 강 전 대표가 이혼한 지 1년이 넘어서야 대표직을 내려놓고 여전히 회사에 출근해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 이 대표도 최근에야 이혼 사실을 밝혔다는 점 등 부부간의 개인사가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데서 경영권 분쟁까지 진행되진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경영권 다툼을 고려했다면 강 전 대표가 10% 넘는 지분을 증여하지도 않았을 거라는 설명이다. 

젝시믹스 텐진 매장 전경/사진제공=브랜드엑스

이틀째 이어지는 주가 하락 역시 오너리스크보다는 전날 진행된 3분기 컨퍼런스콜의 영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젝시믹스는 컨콜에서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답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예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없다는 전제 하에, 강 대표가 젝시믹스는 이수연 대표에게 넘기고 새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여름 이혼 이후의 행보를 보면 경영권 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수연 체제로 전환한 브랜드엑스는 젝시믹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 들어 7월 창춘·텐진, 8월 상하이에 이어 9월에만 4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중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단독 대표에 취임하면서 "그 동안 다양한 브랜드를 시도하며 본업에 집중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면서 "이번 체제 개편을 통해 오로지 젝시믹스의 글로벌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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