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이 새우깡과 신라면을 포함한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이번 가격인상은 2022년 9월 이후 2년 6개월만이다.
농심은 오는 17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을 포함한 총 17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고 6일 밝혔다.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31개 중 14개, 스낵 25개 중 3개다.
우선 지난 2023년 7월 인하한 신라면과 새우깡의 가격을 인상한다. 농심은 2년 전 대표 제품인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각각 50원, 100원 인하한 바 있다.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2022년 9~10월 많이 올렸는데 지금은 국제 밀 가격이 약 50% 내린 만큼 다시 적정하게 가격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압박하자 이에 맞춰 가격을 내렸다.

하지만 2년이 채 못 돼 다시 가격을 원상복구하는 결정을 내렸다. 1000원에서 950원(소매점 기준)으로 내렸던 신라면은 다시 1000원으로 오르고 1500원에서 1400원으로 내렸던 새우깡도 다시 1500원이 된다. 이밖에 너구리가 4.4%, 안성탕면이 5.4%, 짜파게티가 8.3%, 쫄병스낵이 8.5% 오른다.
농심 측은 라면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팜유와 전분, 스프 원료 등의 구매비용이 증가했고 환율과 인건비 등 제반비용 부담도 커졌다고 인상 요인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농심의 실적은 부진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8% 늘어난 3조4387억원에 그쳤다. '신라면 툼바' 등 주요 신제품들이 고가 제품임을 감안하면 역신장에 가까운 수치다. 영업이익은 2023년 2121억원에서 1631억원으로 20% 넘게 줄었다. 힘들게 회복했던 영업이익률 5%선이 다시 무너졌다. 통상임금충당금 약 90억원이 반영됐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하락폭이 크다.
농심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인상압박을 견뎌 왔지만, 원재료비와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가격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경영여건이 더 악화되기 전에 시급하게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