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또 날씨 때문에"…패션업계 3분기도 '흐림'

  • 2025.11.14(금) 07:00

역대급 폭염에 소비 위축에 수익성 악화
해외 진출·브랜드 재편으로 활로 모색

지난 9월 7일 태국 현지에서 진행한 한섬 시스템·시스템옴므 패션쇼 모습. / 사진=현대백화점그룹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이 지난 3분기에도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했다. 소비 부진이 장기화 한데다, 이상기후 탓에 실적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패션기업들은 해외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는 한편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돌파구를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수익성 '뚝'

삼성물산 패션부문(삼성패션)의 지난 3분기 매출은 4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42.9% 줄어들었다. 한섬도 3분기 매출액은 3096억원으로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2.9% 급감한 25억원에 머물렀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3분기 매출은 3104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4.9% 늘어났지만 영업손실 20억원이 발생해 적자로 전환했다. 코오롱FnC는 3분기 매출액이 1.3% 증가한 297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65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3분기는 전통적으로 패션업계 비수기로 꼽힌다. 단가가 낮은 여름철 옷이 주로 팔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로도 크게 부진했다는 점은 그만큼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패션업계는 지난해부터 소비심리 위축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의복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2020=100)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올 3분기 의복 소매판매액지수는 100.5(잠정치)로 전년 동기(98.3)보다 소폭 올랐으나 2023년 같은 기간(102.6)보다는 낮았다. 의류 소비 심리가 2년 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상기후도 지속되고 있다. 올 7월에는 서울 평균기온이 3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8월 하순까지도 극심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졌다. 가을·겨울 상품 판매가 시작되어야 하는 9월에도 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삼성패션 관계자는 "3분기는 통상 패션업계 비수기인데다 패션 소비 둔화가 장기화되고 무더위와 잦은 강수까지 겹쳤다"고 설명했다. 한섬 관계자도 "9월까지 이어진 이상 고온 현상과 국내 경기 회복 둔화, 추석 명절 기간 차이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뚜렷한 한계

패션기업들은 4분기를 맞아 마케팅을 확대하며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4분기는 통상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와 아우터가 주로 팔리는 패션업계 최대 성수기다. 연간 매출의 30~40% 가까이가 이 시기에 나온다.

삼성패션 관계자는 "4분기 역시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나 전년보다 추위가 빨리 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요 브랜드는 아우터 등 겨울 상품에 강점이 있고 주력 마케팅과 프로모션도 진행돼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도 "10월부터 이른 추위가 시작되면서 성수기인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영국 슈즈 브랜드 '핏플랍'. /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다만 4분기에도 날씨 변수가 남아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지난 10월 이른 추위로 겨울 상품 수요가 앞당겨지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패션 대기업들의 구조적 한계도 큰 문제다. 최근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무신사 등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K패션 브랜드와 SPA 브랜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패션 대기업 매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내셔널 브랜드들은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을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트렌디한 브랜드에는 기꺼이 지갑을 열지만, 높은 매장 운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크고 온라인 중심의 유통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도 더디다.

바꾸고 나가고

이에 주요 패션기업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삼성패션은 해외 인기 브랜드의 국내 판권 확보를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패션은 그간 LF가 운영하던 영국 신발 브랜드 '핏플랍(Fitflop)'의 국내 판권을 획득했다. 지난 9월부터 핏플랍 국내 사업을 운영 중이다.

또 삼성패션의 편집숍 비이커는 도쿄 기반 고급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캡틴 선샤인'의 국내 사업도 확대 중이다. 지난 10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삼성패션은 내년 상반기에도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추가로 확보해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사업구조 재편에 돌입했다. 패션사업은 K패션 브랜드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스케일업 플랫폼으로 사업모델을 확장하기로 했다. 유망 브랜드 발굴과 선제적 투자를 통해 K패션 브랜드를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톰보이', '보브', '맨온더분' 등 자사 브랜드의 리브랜딩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외에 성장세가 높은 코스메틱 사업을 확대하며 '연작', '비디비치'의 해외 진출도 확대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9월 싱가포르의 3대 쇼핑몰 중 하나인 파라곤 중앙광장에서 연 첫 글로벌 팝업스토어. /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 시장 공략도 지속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코오롱스포츠의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코오롱스포츠 차이나 매출은 3분기에도 전년 대비 84% 신장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사상 첫 글로벌 트레이드쇼(수주회)를 열며 아시아 전역으로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한섬도 자사 브랜드를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시스템·시스템옴므' 패션쇼를 진행했다. 한섬은 태국을 교두보 삼아 동남아시아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타임'은 최근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국내외 고객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소비 트렌드 변화 속도도 빨라지면서 대기업들이 기존 방식으로는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트렌디한 브랜드 영입과 자체 브랜드 고급화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