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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 내몰린 카드사 '보험료 결제' 숨통

  • 2017.09.26(화) 06:39

보험료 카드결제 확대 '수수료 압박' 상쇄
보험사 반발…손해율·여전법 카드사에 유리

신용카드사가 보험료의 카드 결제를 확대하면서 숨통을 트게 됐다. 보험사로부터 걷는 수수료만으로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감소분을 메울 수 있다는 기대가 실린다.

보험사는 비용 부담을 느껴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는 그 동안의 수익 타격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인 만큼 강경한 입장이다.

◇ 보험료 카드 결제 확대…보험사 반발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를 열어 보험료의 카드 결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보험사는 결제금액의 약 2%인 카드 수수료 부담 때문에 일부 상품만 카드 결제를 받거나 현금 납부를 유도해왔다. 소비자에게 현금 마련 부담을 준다는 지적을 받자 금감원이 조치에 나섰다.

금감원은 카드 결제 대상을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상품들은 보험 가입자에게 운용수익을 지급하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까지 내면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 손익을 맞추기 힘든 만큼 기존엔 보험사가 카드 결제를 받지 않았다. 가뜩이나 운용수익률이 떨어지는 추세라 이번 방침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준호 금융감독원 금융혁신국 선임국장은 "2%대 카드 수수료면 일반적인 대형가맹점 수수료와 같은 수준으로 보험사에 특별히 많이 부과하는 게 아니다"라며 "계약기간이 짧은 단기보험 등의 카드 결제 수요가 큰 만큼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저축성보험의 경우 사업비를 적게 부과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걸 고려하기로 했다. 보험사의 의견을 수렴해 일부 상품의 카드 수수료를 0.1~0.3%포인트가량 낮추는 방안이 검토된다.


◇ 최대 현금 결제 시장 열려...카드사 환영

카드사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존에 카드를 받지 않던 현금 결제 시장에 진출해 신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아파트 관리비, 도시가스요금, 주택 임대료 등 현금 결제 시장 문을 두드리던 차였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보험료 납입액(187조2101억원)에서 30%만 잡아도 60조원"이라며 "현금 결제 시장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연간 아파트 관리비 납입액이 약 16조원인 것과 비교하면 보험료 시장 규모가 10배 이상 크기 때문에 카드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카드업계의 기대대로 보험료 시장의 30%에 진출해 2%의 수수료를 뗀다고 가정하면 1조2000억원의 수익을 얻는다. 지난해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연 8000억~1조원의 수익 감소분을 메울 수 있을 정도다. 보험사의 입장을 반영해 수수료를 낮추면 수익이 줄어들 수 있지만 적어도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된다.

수익을 올릴 절호의 기회인 만큼 보험사의 반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논의 시 보험사의 실제 손해율을 엄격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자의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게 아니라 여신전문금융업법을 따르는 것인 만큼 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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