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카카오 등 빅테크들의 보험시장 진출 여파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영향은 내년에서 내후년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점진적인 금리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기업 최대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 가운데선 사회적 책임(S)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보험연구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보험사 CEO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12~26일 진행됐다. 총 42명의 생명·손해보험사 CEO 중 39명의 보험사 CEO(생명보험 23명, 손해보험 16명)가 응답했다.
우선 '빅테크의 향후 3년 내 보험업계 영향'에 대한 질문에서 보험사 CEO 61.5%가 '기존 보험사와 공존하며 경쟁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정상품 및 세대에 국한한 시장 점유'라고 내다 본 비율은 28.2%였다. '보험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0.3%였다.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은 기존 업계에 일정부분 영향을 주겠지만, 일부 영역진출에 그치거나 기존 보험사들과 공존하는 수준일 것이라는 답이 주를 이뤘다. 손해보험보다는 생명보험 CEO들이 상대적으로 빅테크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통적인 보험 영역에서 빅테크가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플랫폼의 보험시장 진입 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감독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33.2%가 '데이터 및 기술독점'이라고 짚었다. 다음으로는 31.9%가 '시장 지배력 지위남용'을 꼽았다. 이어 '과도한 경쟁'(15.9%), '소비자 보호 사각지대'(11.6%) 등을 우려했다. 생명보험 CEO들은 과도한 경쟁심화, 고령층 소외문제 등에 대해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생보업계 전반의 저성장과 계약자층의 고령화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사 CEO 대부분은 코로나19 확산이 성장성에 '부정적'(68.6%)이거나 '매우 부정적이었다'(15.4%)라고 응답했다. 반면 12.8%는 '영향이 없었다'고 봤고 2.6%는 '긍정적'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코로나19 종식과 경제 정상화 시점은 1~2년 이내로 보는 시각이 66.7%였다. 30.8%는 3~5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금리 상승과 관련해 대부분 CEO들이 '상승추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74.4%가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상 금리상승은 투자영업 이익 증가와 이차역마진 감소 등을 동반하기 때문이라고 보험연구원은 설명했다.
ESG 경영 각 항목 중에서는 61.5%가 사회적 책임(S)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했다. 보험산업은 사회 안정망의 일부로써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큰 산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사는 장기생존 전략과 함께 다양한 현안이슈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장기 성장기반 조성과 현안이슈 대응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