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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규제]마녀사냥식 때리기, 실효성은?

  • 2021.09.24(금) 15:41

국감서 카카오 증인 요청 상임위만 5곳
대선 앞두고 소상공인표 의식 선거전략
투자의욕↓, 스타트업 활로 막을까 우려

정부와 정치권의 '빅테크 때리기'가 내달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예고되고 있다. 국회 다수의 상임위원회에서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롯한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대표들을 경쟁적으로 불러세우기로 했기 때문이다. 

ICT 기업 대표들이 국감장에 소환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집중적인 '플랫폼 길들이기'가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자칫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리거나 다른 스타트업들의 활로를 막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3년만에 국감장 호출

24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상임위에서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을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채택할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에 대해 국감 증인을 요청한 상임위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5곳에 달한다.

정무위에선 내달 5일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채택했다.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개선' 및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독점적 시장 구조에 따른 이용자 수수료 상승' 등이 출석 이유다. 김 의장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국감장에 호출됐다.

카카오는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호출 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내세워 요금을 인상하려다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부 사업 철수 등이 담긴 상생안을 내놓았으나 '골목상권 침해' 비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여당은 이달초 열린 토론회에서 카카오를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국감에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택시 종사자 등 대부분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이들로부터 수수료를 떼어가는 플랫폼을 표적으로 삼아 대중적 관심을 환기하고 내년 대통령 선거를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과도한 빅테크 때리기, 실효성 없어

관련 업계에선 지금의 빅테크 때리기가 실효성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취지와 벗어나는 결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가 추진하던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모빌리티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서비스 확대를 위해 외부 스타트업과 협업하던 것이다.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간편하게 꽃이나 간식, 건강 간편식 등의 상품을 주문할 수 있게 한 모빌리티 서비스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지난 4월 소망농원(화훼)과 스낵포(간식 큐레이션), 프레시코드(푸드테크) 등 청년 사업가들이 운영하는 업체들과 업무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지난 14일 상생안을 내놓고 이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커지고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란 정치권 및 정부의 비난이 거세지자 비핵심 사업들부터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사업 확장을 준비했던 스타트업들로서는 주요한 판매 채널을 잃어버리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탐욕이라 하기엔 수익성 낮은 모빌리티 사업

카카오를 탐욕의 대상으로 몰아붙이기에는 논란의 모빌리티 사업 수익이 내놓을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가 택시 호출과 대리운전 서비스에 속도를 내기 위해 2017년 분사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설립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매년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2800억원으로 전년(1048억원)보다 3배 가량 급증했으나 모빌리티 사업 특성상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한데다 매출 외형이 늘어남에 따라 운영비 부담이 덩달아 커지면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 카카오모빌리티의 계열사는 주차장 정보 업체 파킹스퀘어를 비롯해 15개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를 기반으로 대리운전과 주차, 차량공유, 전동킥보드, 자전거 등으로 사업 모델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통해 최적의 교통수단을 제공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 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정치권과 정부의 날선 규제로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치권에선 '택시호출비 상한법' 등 카카오모빌리티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법안들을 대거 발의한 상태다.

공격적 M&A 제동 걸려는 공정위

정치권과 함께 카카오에 대해 칼날을 겨누고 있는 곳이 공정위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사실상의 지주회사이자 김 의장의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누락하거나 허위 보고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이참에 카카오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가 사업영역 확장 및 성장 전략으로 M&A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플랫폼 중심의 경제 구조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선 카카오의 M&A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 같은 대기업들이 '될성 부른 떡잎' 스타트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떡잎을 키운 창업자들은 매각 이익으로 새로운 사업에 재도전해야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와 같은 '창업-성장-매각-재창업'의 선순환 구조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정욱 티비티(TBT) 대표는 얼마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카카오는 창업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작은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인재를 흡수했다"라며 "엑싯을 경험하고 카카오에서 성장을 경험한 많은 창업자들이 이후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연쇄 창업자, 투자자가 되어 밑거름이 됐다"고 평했다. 

임 대표는 라이코스 대표 출신으로 옛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부문장과 비영리 민간 협력단체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등을 역임한 ICT 분야 전문가다.
 
임 대표는 "(카카오 같은 회사가) 새로운 사업을 직접 하기보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찾아내 투자하고 협업하다 인수하는 방식이 한국의 다른 대기업에도 좋은 자극이 된다"라며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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