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 과정에서 불거진 오해를 풀기 위해 전격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 지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에 제동을 건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비판을 제기했다.
한화는 그룹 승계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가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증자와 승계를 동시에 마무리 지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장기적으로는 그룹내 옥상옥 지배구조 등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승계 완료 강수' 뒀지만 논란 확산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20일 발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다.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 증자가 발표되자 그룹 주식이 급락했다.
여기에 증자 발표 일주일 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 7.3%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한 것을 두고 뒷말도 나왔다. 1조3000억원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와 그 회사의 자회사로 유입되면서다. 투자금 마련을 위한 증자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오해를 산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한화그룹은 지난달 31일 전격적으로 경영권 승계 완료를 선언했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논란은 더 확산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주가가 급락한 날 자녀에게 지분을 증여한 총수"라며 김 회장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주가 하락이 증여세를 절감하고 자녀 소유 회사로 흘러간 자금이 증여 재원이 되는 구조"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업계에선 한화 증여세 부담이 적지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여 공시 한 달 후를 기준으로 앞뒤 각각 2개월, 총 4개월 평균 주가로 증여세를 과세하고 있어서다. 이 기준에 따르면 방산 기대감에 최근 주가가 오른 한화는 증여세를 과거보다 더 내게 낸 셈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에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대한 정정 요구서를 발송하고, 이번 증자와 계열사 지분 구조 재편의 관련성을 물었다. 금감원은 이 증자가 이사회에서 어떻게 결정됐는지, 자금 사용이 합리적이고 정당한지에 대한 상세한 근거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산넘어 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와 한화 지분 증여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는 있다.
우선 옥상옥 지배구조 개편이다. 한화 지배구조는 오너 개인회사(한화에너지)가 지주사(한화)를 아래에 두고 있다. 업계에선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승계 재원으로 활용될 비상장사 한화에너지 기업공개(IPO)도 남았다.
장기적으론 계열분리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세아들이 방산·에너지(김동관), 금융(김동원), 유통·레저(김동선) 등으로 나눠 경영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단순한 사업 분리 수준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계열분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화 측은 "한화와 한화에너지 간 합병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