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알뜰폰 서비스로 비금융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건다. 2030세대 등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알뜰폰 연계 금융상품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알짜 수익원으로 성장하는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10일까지 우리은행 애플리케이션인 우리WON뱅킹에서 사전예약을 받고 이달 중순 '우리WON모바일' 서비스를 개시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 은행 부수업무 공고 이후 알뜰폰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한 달 뒤 전담 조직인 모바일사업플랫폼부를 신설했다. 알뜰폰 관련 경력이 있는 인력들을 배치해 △서비스 기획 및 개발 △이용자 보호 등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위한 기틀을 다져왔다.

합리적인 요금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알뜰폰인 만큼 우리은행도 '가격 경쟁력'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
6년 전 먼저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한 KB국민은행은 월 1700원부터 월 5만1700원까지 다양한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수요가 가장 많은 LTE 7GB~15GB 조건의 요금제는 1만~2만원대다. 후발주자인 우리은행은 월 7000원부터 3만원대까지의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요금을 할인할 것"이라면서 "여러 로열티 프로그램도 운영해 다양한 통신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약 949만명, 이 중 48%가 이동통신사 3사(SKT·KT·LG유플러스) 자회사를 이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점유율은 4.5%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 진출 이래 적자를 기록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금융권은 알뜰폰으로 수익을 올리기보다는 금융거래 접근 루트 확장을 기대하고 시장에 진출했다고 보는 게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밑 빠진 독인줄 알지만…은행들, 신사업 뛰어드는 이유(2025.02.21)
알뜰폰 등 신사업에 뛰어들면 기존 은행에는 없던 다양한 소비자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가령 통신 데이터로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하는 식이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고객 개개인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다.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 유입도 기대되고 있다. 2030세대는 미래 핵심 금융 고객이다. 금융과 통신 사업을 결합해 락인(Lock-in) 효과를 거두는 게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금융사들의 가장 큰 목표다.
다만 국민은행이 모든 사업자와 협약을 맺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은행은 LG유플러스와만 협약을 맺고 있다. 향후 SKT 및 KT와도 사업 연계를 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알뜰폰 사용자들은 다양한 요금제를 비교한 후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통신사업자와 손잡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이 기대효과를 보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 진출 2년 만에 고객 락인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다만 KB국민은행이 진출했을 때에는 정부 차원에서 알뜰폰 시장을 키워 고객 유치가 활발했는데,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오는 7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되면 알뜰폰 이용자들은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는 이통 3사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점유율을 확대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란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했던 것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를 보는 건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