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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절 즐기던 은행들, 가계대출 한파 주판알 굴려보니

  • 2021.10.28(목) 06:50

대출성장 둔화 불가피 …은행 이자이익 부담
대출금리 인상으로 상쇄, 대출 질도 높아질듯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조기 도입 등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베일을 벗으면서 최근 승승장구해온 은행 실적에 미칠 여파도 주목되고 있다. 규제 강화로 대출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은행들의 이자이익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은행권 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전세자금대출이 규제의 화살을 비껴간 데다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통해 질을 높이고 금리를 올리면서 충분히 상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대출총량 규제 그림이 명확해지면서 내년 은행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일찌감치 걷힌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래픽=아이클릭아트

최근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 조치로 내년 7월에 도입하기로 했던 DSR 규제 시기를 6개월 앞당기기로 했다. DSR 조기 도입과 함께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는 관행을 늘리기로 하고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2금융권의 DSR 적용 기준도 강화했다. 

올해 6%였던 가계부채 총량관리 목표치도 4~5%로 낮췄다. 특히 내년에 목표치를 계속 웃돌 경우에는 추가 관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가계대출의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으로 금융당국은 이번 대책에서 가계부채 위험이 경제를 위협할 최대 위협 요인으로 지목한 만큼 가계대출 관리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대출 총량 규제는 자연스럽게 은행들의 대출 성장세 둔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가파른 대출 증가로 이자이익을 크게 취해온 은행들에겐 분명 부담일 수 있다. 

올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은행들의 경우 하반기 들어 순이자마진(NIM) 상승이 일부 주춤한 가운데서도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이자이익이 급증했다. 특히 최근 출범한 토스뱅크를 비롯 인터넷은행들의 경우 대출을 중단한 상태에서 가계부채 총량관리 목표치가 올해보다 더 낮아지면서 고민이 커지게 됐다.

다만 대출 규제 대상에서 전세자금대출이 제외되면서 실제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세대출은 여전히 DSR 산정대상이 아닌데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시장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율이 둔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 경우 금융당국이 제시한 플랜B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증가세 확대 시 플랜 B를 도입하겠다고 한 만큼 내년 증가율을 6%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보인다"면서 "이를 감안한 내년 은행 대출 증가율은 6.3%로, 가계대출 증가율은 5.5%로 추정했다. 

지난 9월 말 가계대출 증가율이 10%에 달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올해보다는 대출 증가 속도가 느려질 수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은행 전반의 실적 성장을 크게 저해하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규제 강화가 대출의 절대적 규모는 줄일 수 있지만 대출의 질이 그만큼 높아지는 데다 은행들이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적절히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당국이 대출 제공 이후 부실화에 대한 책임을 금융회사에 지울 수 있도록 하면서 규제 방식을 정부 주도에서 은행 주도로 전환했음을 명확히 했다"면서 과잉 대출에 대해 은행이 책임을 지는 대신 대출 금리 인상을 어느정도 용인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은행권의 경우 가산금리 확대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보여 당장의 수익 확보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투증권은 제2금융권 풍선효과 차단과 함께 주담대 분할상환 목표치가 상향 조정되는 등 질적 건전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율이 5%대 선에서 안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현실적인 목표 수립이 오히려 은행들의 실적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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