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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어쩌나…대출금리 내달부터 속속 인상

  • 2022.01.14(금) 15:16

기준금리 인상에 분주해진 금융권
은행들, 예·적금 금리 인상 채비…"대출도 곧"
시중 채권금리 올라 '보험 웃고, 카드 울고'

정초부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리며 금융권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은행들은 수신금리(은행들의 자금 조달금리) 인상 시점과 폭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는 대출 금리도 내달부터 뒤따라 높아질 전망이다.

보험과 카드사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기 바쁘다. 보험사들은 채권 투자수익률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반면, 카드사들은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울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금리인상 즉각 반영했던 은행…이번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상한 1.25%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이후 반년 만에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다. 기준금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관련기사: 한은, 기준금리 1.25%로…인상 속도 빨라졌다(1월14일)

최근 들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뿐 아니라 고승범 금융위원장까지도 지속적으로 '금리 정상화'를 강조해왔다. 그런 만큼 시장에선 이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금융권에서도 금리 인상에 초점을 맞추고 발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경우 예‧적금 상품에 적용하는 수신금리를 언제 어느 수준으로 올릴지가 관심이다. 이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인 지난해 11월에는 금통위가 금리 인상을 발표하자마자 은행들도 일제히 수신금리를 올린 바 있다.

당시에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의 금리와 관련해 대출금리뿐 아니라 수신금리도 살펴보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상황이라 반응이 빨랐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예견됐던 만큼 은행들이 빠르게 수신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상품 전체 금리를 조정해야 해 시간이 필요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은행별로 1주일 내 수신금리 조정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은행 수신 금리(예‧적금을 통한 자금조달, 조달금리)는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대출 금리에도 반영된다. 다만 대출 상품에 적용되는 금리 유형에 따라 인상 적용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심상찮은 대출금리…'영끌족'은 서늘(2021년 12월17일)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조달금리 인상이 적용되는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대출 상품은 2월 이후에 금리 변동이 이뤄질 전망"이라며 "금융채(5년)가 반영되는 대출은 이미 금융채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한 상태라 바로 대출 금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출 금리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면서 주택 시장 조정 가능성도 이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를 기록, 작년 말부터 상승폭을 크게 축소했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주택시장은 수급이나 정부 정책 등의 영향을 받고, 최근 거래량도 크게 줄어든 상태라 최근 흐름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채권금리에 울고 웃는 보험‧카드

2금융권은 희비가 엇갈린다. 보험사 입장에선 기준금리 인상은 자산운용에 호재로 여겨진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부동산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높은데 금리가 오를수록 새로 투자하는 채권 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금리가 100베이시스포인트(1%포인트) 오르면 수익이 2436억원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예정이율과 저축성 보험의 공시이율(이자율)이 높아지고 향후 보험료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이익률로, 금리가 상승하면 신규 채권의 이익증가로 투자손익이 개선된다. 장기적으로 예상 이익률이 높아지면 고객에게 받을 보험료를 깎아줄 여지가 생긴다. 

그렇다고 보험사들이 마냥 웃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본적정성 개선에 대한 압력은 커질 수 있어서다. 금리 상승기엔 신규 투자 채권 수익률은 높아지는 반면 기존에 평가했던 채권평가액은 낮아져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에 대해 더 신경써야 한다. 

실제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보험사들의 RBC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말 기준 보험사 RBC가 254.5%로 전분기(260.9%) 대비 6.4%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카드사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반갑지 않다. 카드사는 여전채(여신전문금융업 회사가 발행하는 사채)를 포함한 회사채 발행으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사업 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

금리인상으로 채권금리가 오르면 회사채 등의 조달금리가 동반상승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등급 AA+인 여전채 3년물 평균 금리는 2.496%를 기록했다. 작년 1월엔 1.255%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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