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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은 넣고 개인은 빼고…오락가락 예금 잔액

  • 2023.03.03(금) 16:21

5대 은행 지난 2월 정기예금 3개월만에 ↑
개인 소비자 신규가입금액은 4조 넘게 ↓

지난달 예금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예금 잔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증시 부진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법인) 자금이 은행으로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예금 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지자 정기예금에 대한 개인 금융소비자의 관심도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시중 5대은행 정기예금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812조2500억원) 대비 3조4506억원 증가한 815조7006억원으로 집계됐다. 예금금리 하락으로 같이 하락세를 보이던 정기예금이 3개월 만에 다시 증가한 것이다. 

정기예금이 늘어난 3개 은행에선 그 요인으로 기업 예금 증가분을 꼽았다. 기업들이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연말·연초 은행에서 돈을 뺐다가 지난달 다시 자금을 넣은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기업들의 수요가 많은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은 지난달 609조1534억원으로 전달(588조6031억 원)보다 20조5503억원 급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기예금 잔액 증가는 기업 단기자금이 일시적으로 유입된 영향"이라며 "기업들은 개인 금융소비자와 달리 금리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 자금이 안전한 은행 예금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예금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이라 금리 변동에 민감한 개인 금융소비자들의 예금 잔액은 계속해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늘어난 예금 잔액에 비해 신규로 정기예금을 드는 금융소비자들 또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 5대은행 정기예금 신규 취급액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실제 시중 5대 은행의 개인 정기예금 신규 가입액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시중 5대 은행 개인 금융소비자의 정기예금 신규 가입액은 46조7780억원으로 전달 51조3036억원 대비 4조5256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신규 가입액이 95조1673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이 넘게 감소한 셈이다. 

이날 시중 5대 은행 정기예금(12개월, 우대금리 적용, 단리 기준) 주요 상품 금리는 연 3.65~3.80%로 기준금리보다 0.15~0.30%포인트 높은 수준에 그쳤다. 12월 고점 최고 금리가 5%를 넘었던 걸 감안하면 많게는 1%포인트 넘게 금리가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자금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은행으로 과도하게 자금이 쏠리는 것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수신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자 은행들은 발 빠르게 예금금리를 내린 탓이다.

시장 금리가 소폭 상승했지만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아직 4%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 예금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시장금리)는 지난 2일 3.963%로 지난달 초(3.542%, 2월 1일 기준) 대비 0.42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시중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제자리다. 지난달 초(2월 3일 기준) 시중 5대 은행의 주요 예금 상품 금리가 3.47~3.71%였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 하단이 0.18%포인트, 상단이 0.09%포인트밖에 오르지 않은 것이다. 

이정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시장금리가 소폭 오르며 예금 금리가 상승할 수 있지만 금융당국 영향으로 상승폭은 지난해처럼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최근에는 기준금리가 올라도 금융당국 영향으로 예금 금리 인상이 제한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 시장 금리는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은행 예금에 대한 메리트는 지난해 대비 많이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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