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출시 예정인 청년도약계좌 취급 기관들이 금리를 두고 눈치싸움을 펼칠 전망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청년도약계좌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부분을 강조한 까닭이다.
특히 기본금리뿐 아니라 저소득층 우대금리 등 취급기관별 금리를 공시할 예정이다. 상품을 취급할 은행들 입장에선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대통령 주요 공약이었던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정작 청년 금융지원 역할을 금융권에 떠넘기는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청년도약계좌 금리도 공시
김소영 부위원장은 31일 진행된 청년도약계좌 운영 사전 점검회의에 참석해 취급기관과 관계기관에 필요한 사항을 당부했다. 청년도약계좌는 6월중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공개모집을 통해 취급을 신청한 12개 은행에서 취급하게 된다.
취급 은행(기관)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SC제일 △IBK기업 △부산 △광주 △전북 △경남 △대구은행 (2023~2024년 가입자 대상) 등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청년들의 중장기 자산형성이라는 청년도약계좌 취지의 구현을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청년도약계좌 운영에 있어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미래 고객을 확보한다는 측면과 미래세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측면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청년도약계좌 가입자의 소득과 납입 금액 등에 따라 기여금을 차등 지원한다. 저소득 청년에게 더 많은 기여금을 부여하는 구조다. ▷관련기사: '저소득 청년에 더 많이' 청년도약계좌 6월 출시(3월8일)
청년도약계좌 가입자에 적용되는 금리는 취급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산정한다. 청년도약계좌 실효성을 높이려면 은행들이 이 상품에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취급 은행별 금리를 공시한다는 방침이다. 김소영 부위원장 역시 "청년들이 상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가입하기 위해 기본금리 외에도 저소득층 우대금리(개인소득 2400만원 이하 가입자에 적용)와 예적금담보부대출 가산금리(납입액 담보 대출받을 때 적용되는 가산금리)도 공시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관련 공시는 내달 8일 1차 공시, 12일 최종 공시해 가입자에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공약서 후퇴한 청년도약계좌, 부담은 은행이?
청년도약계좌는 밑그림이 드러난 후 '공약 후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공약에선 '10년 가입 1억원 조성'이 목표였지만 실제로는 5년 만기시 최대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와 관련 김소영 부위원장은 지난 3월 청년도약계좌 운영방향 중간발표 자리에서 "기여금을 많이 주면 상대적으로 예산이 제한돼 많은 청년에게 지급하기 어렵다"며 "가능한 많은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고 목돈을 마련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당초 공약보다 기여금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취급 은행들의 금리를 공시하는 것은 정부 역할을 일부분 금융권에 넘기는 결과로 볼 수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실제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지나친 이자장사를 비판하며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확보 차원에서 MZ세대 마케팅이 중요해 청년도약계좌 금리 경쟁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며 "하지만 금리를 공시하는 것은 취급 은행별로 얼마나 정부 의도에 따르는지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이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