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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로 성과급 잔치?…금감원 "부실 확정 땐 제대로 환수"

  • 2025.05.15(목) 13:54

성과보수 형식적 이연·내규상 조정·환수 규정 불명확
지난해 전금융권 성과보수 환수액 고작 '9000만원'

금융감독원이 앞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단기 실적에 치중한 업무에 대해 투자 존속기간과 성과보수 이연기간이 일치하는지를 집중 점검한다. 성과 변동이나 담당 업무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성과급 환수 여부를 내규에 명시해뒀는지도 함께 살펴볼 계획이다.

일부 금융사들이 성과보수를 형식적으로만 이연하고 성과급 조정이나 환수 기준을 내규에 제대로 명시하지 않는 등 여러 문제점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사진=금감원

15일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전금융권 성과보수 이연·조정·환수 현황 점검 브리핑을 열고 "최근 문제가 된 부동산 PF (부실의) 경우 투자 시 수익성 뿐 아니라 장기적 안정성과 리스크 요인을 함께 검토해야 했지만 성과보상 체계가 그런 리스크를 무시하도록 설계돼 있었다"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 경영진은 해당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금융사 임직원에 대한 성과보수 총 발생액은 1조645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 권역이 6603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은행 1591억원, 보험 1426억원, 여전 598억원 등 순이었다.

현행 지배구조법 시행령은 성과보수를 3년 이상 이연하고, 총액의 40% 이상을 이연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금융사는 투자 리스크나 사업 존속기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이를 최소 기준에 맞춰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금융사는 아예 기준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부동산 PF처럼 장기투자가 필요하지만 이연기간이 짧으면 성과보수 이연지급의 리스크 관리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실제 A증권사는 금투업무담당자로 의결한 다수 부동산 PF 직원에 대한 성과보수를 전액 일시 지급했고, B증권사는 1억~2억5000만원으로 책정된 임직원별 성과급에 대해 당해연도에 1억원을 선지급하고 잔여금액은 1~3년에 걸쳐 5000만원씩 나눠 지급했다. 성과보수 규모에 따라 정한 최소 이연비율과 기간을 충족하지 않아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관련기사 : PF임원인데 성과급 20억 일시불로 받아…금감원 제재 착수(2024년 1월30일)

성과보수가 지급된 이후에도 관련 업무로 손실이 발생하거나 회계 오류·부정으로 재무제표가 정정될 경우에는 성과보수를 재산정하거나 환수해야 한다. 그러나 다수 금융사가 내규상 조정·환수 요건이나 절차가 모호하고 실제 환수 사례도 드물었다. 지난해 직·간접적 조정 사유에 해당되는 금액은 5765억원이었지만 실제 환수된 금액은 고작 9000만원에 불과했다. 

일부 금융사는 성과평가 지표에서 수익성 항목에 높은 비중을 두는 반면 건전성이나 소비자 보호 관련 항목은 상대적으로 배점이 낮았다. 특히 IFRS17 도입 이후 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 비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보험사들은 성과보수 체계에서 건전성 지표의 반영 비중을 11%, 수익성 지표는 45%로 설정했다. 리스크 관리보다 실적 중심의 지표가 우선시되며 여전히 단기 실적 중심에 머물러 있었다.

향후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등 단기 실적 확대 유인이 큰 업무에 대해 성과보수 체계가 적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투자성 존속기간(보증기간, 계약기간 등)과 성과보수의 이연지급 기간이 일치하도록 설계돼 있는지 여부가 주요 점검 대상이다. 성과 변동이나 업무 관련 손실 발생하면 성과보수를 조정·환수할 수 있는 절차가 내규상 명확히 반영돼 있는지도 확인한다. 

실제 조정·환수 가능사유가 발생했을 때 이연지급 예정액을 적시에 줄이거나 이미 지급한 금액을 회수하는 등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살핀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가 성과보수체계를 불합리하게 운영할 경우 단기 성과주의에 매몰돼 건전성이 저해될 수 있고, 나아가 전체 금융시스템 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바람직한 성과보수체계의 수립 및 운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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