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에서 추진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사업이 착공을 앞둔 마지막 관문을 또 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땅값 10조원을 3년째 여기 묻어두고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다시 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
2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2018년도 제2회 수도권정비실무위'에서 현대차와 서울시가 제출한 '서울시 종전대지(한국전력공사 부지) 이용계획' 재심의 안건이 보류 판정을 받았다. 작년 12월, 올 3월에 이어 3번째 보류다.
실무위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도 GBC 인구유발 효과가 더욱 세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와 함께 일자리 창출 효과도 다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GBC를 높이 569m, 지하 7층∼지상 최고 105층, 연면적 91만2000㎡ 규모로 짓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서울시 건축심의와 교통영향평가, 안전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를 모두 마쳤지만 마지막 남은 수도권정비위 심의를 넘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 현대차그룹 GBC 착공 마지막 관문…쟁점은>
이번에라도 수도권정비위를 통과할 경우 건축허가까지 관련 절차를 마치고 연내 본격적으로 건립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이번 보류 판정으로 착공은 올해를 넘길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매입 당시만해도 2016년 착공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이 부지를 한국전력으로부터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았다. 땅값은 현대차 55%, 현대모비스 25%, 기아차 20%의 비율로 분담했다. GBC 시공계약은 2016년 12월 계열사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2조5604억원에 체결했다. 두 건설사는 7대 3 비율로 시공지분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