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월간 수입차 등록 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석 달간 왕좌를 차지했던 BMW는 2위로 밀려났다. 벤츠를 다시 밀어 올린 주역은 예상대로 E클래스였다. 한 달 만에 4배 이상이나 물량을 늘린 게 주효했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4월 벤츠 신차등록대수는 6683대다. 지난달보다 59.2% 증가한 규모다. 벤츠가 월별 등록에서 6000대를 넘어선 건 지난해 12월(8541대)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벤츠는 올해 넉 달 연속 성장 중이기도 하다. 1월 2931대에서 시작해 2월 3592대, 3월에는 4197대를 기록했다. 이번에 한 계단 내려앉은 BMW의 경우 1월 4330대, 2월 6089대, 3월 6549대로 치솟았지만 4월 5750대로 한 달 만에 12.2% 신차등록대수가 빠졌다.
지난달 베스트셀링카는 벤츠 E클래스로 나타났다. E클래스가 월별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린 것도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달 E클래스 신차등록대수는 2081대로, 직전인 3월 504대에서 약 4배 늘었다.
E클래스 호실적에 대해 벤츠 관계자는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했던 선박들이 지난달 속속 도착하면서 E클래스 고객 인도가 늘었다"며 "E 300 외에 E 450, E 220d 등 다른 라인업 판매도 본격화한 점도 E클래스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간 1위 재탈환 시동
현재 국내 판매 E클래스는 전량 유럽에서 생산되고 있다. 통상 수에즈 운하를 거쳐 국내 시장에 들어오곤 했지만 홍해 사태로 희망봉을 지나오기 시작하면서 운송기간이 7~10일씩 늘어나고 있다.
E클래스 고객 인도에 속도가 나면서 벤츠는 지난달 3775대까지 벌어졌던 BMW와의 연간 누적 신차등록대수 격차를 이번에 2842대로 좁혔다. 올해 1~4월 누적 BMW는 2만3970대, 벤츠는 2만1128대를 기록 중이다.
업계는 벤츠 실적 가속을 점치고 있다. E클래스 외에도 지난 4월 베스트셀링카 상위 10위에 C클래스(4위), GLC(6위), S클래스(7위), GLE(9위) 등 총 5개 모델을 포함시켜 분위기 반전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3월에는 벤츠 모델이 10위 안에 4개(GLC, C클래스, E클래스, GLE) 포함됐지만 3위 안에 들어간 게 하나도 없었다"면서 "한 달만에 큰 변화를 보였다"고 말했다.
8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E클래스 고객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벤츠는 연내 G클래스 전동화모델 출시, EQA 및 EQB 연식 변경 모델 등으로 라인업을 강화해 간다는 구상이다. 벤츠는 8년 만인 지난해 연간 총 신차등록대수에서 BMW에 1위 자리를 내준 후 재도약에 사활을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