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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특허권 논란…우리는 눈치만

  • 2021.06.23(수) 07:05

백신은 공공재 vs 지식재산권 보호
국내 제약사 "찬반 표명 어려워"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 백신의 지적재산권을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특허권 유예'를 두고 각국 정부와 제약사들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기구와 미국, 개발도상국 등 일부 국가들은 백신을 '공공재'로 보고 지식재산권 면제를 주장해왔다. 반면 백신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제약사들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대신 백신의 생산과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특허권 유예에 대해 찬반 입장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약사별로 백신 개발 역량에 편차가 커서다. 특허권 공유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상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허권 유예 vs 강제실시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국가들이 백신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지식재산권(특허권) 유예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결과 공유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을 통해 특허권, 저작권 등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한다. TRIPs 협정에 따르면 공중보건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특허에 제한을 둘 수 있다. △특허권 유예 △강제실시권 등이 대표적인 예외조치다.

특허권 유예는 새로운 발명에 대한 권리를 일절 인정하지 않고 유예 기간 동안 특허 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정부의 보상이 필요하지 않다. 이에 따른 사법적 이의 제기 가능성도 적다. 하지만 제약사들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는 만큼 회원국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특허권 유예에 대한 합의가 성사될 수 없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공공재 논란은 '특허권 유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강제실시권은 특허권을 인정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허권자의 허가 없이 정부나 제3자가 강제로 특허물질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다. 빠른 의사결정 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다. 특허권의 가치를 고려해 발명 주체에 경제적 보상을 지급할 수 있다. 다만 사용 승인절차나 보상 수준에 있어 사법적 이의 제기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백신의 특허권 유예를 두고 세계 각국 정부와 제약사들 사이의 입장차가 크다. 의약품 개발 및 보급에 어려움을 겪는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개발도상국 등은 특허권 유예를 지지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백신이 보급돼야 하는 만큼 '공공재' 성향이 크다는 이유다. 여기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도 백신 특허권 유예 지지를 표명하면서 찬성 입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대로 EU, 스위스, 캐나다 등은 백신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허권 유예가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어서다. 게다가 특허권 등 기술을 공유해도 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갖춘 국가가 많지 않아 백신 공급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백신 수출 제한 조치를 풀어 백신의 보급을 확대하고 필요한 경우 각 국가가 강제실시권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입장은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등 5개 국가다. 제약 분야의 선진국이라고 여겨졌던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일본 등도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지 못했다. 그만큼 백신 개발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셀리드 등 5곳이 국산 백신을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을 세컨티어(차상위그룹)로 분류한다. 백신 개발에는 오랜 노하우로 만들어진 기술은 물론 생산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런만큼 아직 개발을 검토 중이거나 초기 단계에 머무는 제약사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백신의 개발 및 생산 역량에 차이가 크다. 따라서 특허권 유예나 강제실시권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상은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지식재산권을 유예하는 방안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처음 개발된 플랫폼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관련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반면, 백신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일부 제약사 입장에서는 원천 기술을 공유받으면 개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특허권 유예를 반기는 이유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백신 개발 및 생산 역량에 따라 백신 특허권 유예에 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며 "아직 백신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가 없고 개발 역량도 격차가 있어 특허권 유예나 강제실시권 중 어떤 것이 좋다라고 입장을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백신 보급에 힘써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개발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약사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백신 기술력을 갖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지식재산권 유예나 강제실시권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개발 주자로서 원천 기술을 공유받으면 의약품 개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면서도 "향후 국산 백신을 개발했을 때 기술과 백신을 국제사회에 공유하라는 압박을 받으면 난감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기업 보다 규모와 자금력이 부족해 자체 개발 백신을 공공재로 공급하게 될 경우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결국 원천 기술을 공유하더라도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상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지식재산권 유예로 인해 신약 플랫폼을 개발하고도 재고만 쌓아 놓고 개발 비용조차 회수하지 않은 사례가 많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국산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개발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개발 비용, 수익금 등을 보장해주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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