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내 제약기업들이 손을 잡고 국산 메신저 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낸다. 백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출범한 민·관 협동 컨소시엄은 내년 상반기 mRNA 방식의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을 목표로 세웠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29일 한미약품·에스티팜·GC녹십자 등 3개 제약사 및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과 함께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K-mRNA 컨소시엄)을 결성했다고 30일 밝혔다.
한미약품은 현재 기준으로 mRNA 백신의 핵심원료 3종(Cationic lipid, PEG-lipid, Hanmi Cap)을 연간 1억 도즈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차세대 mRNA백신 개발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에스티팜은 지질나노입자(LNP) 등 mRNA 백신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자체 핵심 플랫폼 기술을 최근 확보해놨다. mRNA 백신의 주요 원료인 캡유사체(capping reagent) 및 LNP의 주요 2종의 지질(cationic, PEG-lipid)을 연간 5억 도즈 생산할 수 있다.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공급을 맡고 있는 녹십자의 경우 신종플루 등 백신 개발 경험이 많다. 4억 도즈의 완제의약품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cGMP 생산 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또 원료 제조 후 충진 및 포장 등 mRNA 백신의 신속 개발과 대량생산, 상용화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K-mRNA 컨소시엄은 원료 산업과 백신 제조, 신약 개발 등 각 분야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협업해 백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결성됐다. 코로나19 백신에 있어 mRNA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는 등 백신 자급화와 글로벌 수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mRNA 형태로 주입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기존 백신과 비교했을 때 안전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체 서열만 알면 빠르게 백신을 설계·생산할 수 있어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다. 미국 모더나와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도 mRNA 백신이다. ▷관련기사: 화이자·모더나 백신 부작용의 핵심은 'LNP' (6월3일)
mRNA 백신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최초로 상용화되면서 백신 개발 트렌드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mRNA 백신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640억달러(한화 약 72조원)에서 오는 2027년 1270억달러(한화 약 14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기반 기술과 역량을 갖춘 한미약품·에스티팜·GC녹십자 등으로 한 팀을 이룬 이유다. K-mRNA 컨소시엄은 오는 2022년까지 국산 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해 전 국민이 1인당 2회 접종 가능한 1억도즈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로 진입시켜 국내 백신 개발을 가속화한다.
나아가 2023년까지 mRNA 플랫폼기반 백신 대량 생산 체계를 확립, 2025년까지 mRNA 백신 플랫폼 기반의 항암백신·차세대 혁신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K-mRNA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한미약품·에스티팜·GC녹십자는 임상과 핵심 원료, 대량생산 설비 구축 등에 약 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향후 mRNA 기술과 원부자재 개발·생산 관련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및 대학 연계 산학연구소 등으로 등으로 K-mRNA 컨소시엄 참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체 백신 개발은 보건 안보의 핵심이자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의 필수 조건"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백신 주권을 지키기 위해 힘을 합쳐 백신 개발을 도모하는 만큼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