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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해외제조소 실사, 의약품 신뢰도 달렸다

  • 2021.07.20(화) 16:47

코로나 탓에 '비대면 '진행…사각지대 주의
제약바이오, 철저한 실사로 신뢰 확보 해야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최근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비대면 업무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비대면 업무방식은 코로나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비대면 업무방식은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도 비대면 업무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018년부터 잇따라 불거진 의약품 불순물 사태로 수입의약품을 만드는 해외 제조소 등록제도와 현지조사 근거를 마련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국내 제조 의약품의 경우 단가가 높아 단가가 낮은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서 원료의약품을 수입하고 있다. 의약품 불순물 사태 역시 중국과 인도 등에서 제조된 원료의약품이 시발점이었다. ▷관련 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제약업계, 중국발 발암물질 더 무섭다(2월24일)

이에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해외 제조소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실사 일정을 연기했다. 이후 식약처는 올해 의약품 해외 제조소 50개소에 대한 현지실사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확산이 지속하면서 결국 '비대면 실사'로 변경했다. 

식약처는 지난 16일부터 의약품안전나라를 통해 '의약품 해외제조소 비대면실사 지원시스템' 운영에 들어갔다. 비대면 실사는 해외제조소를 직접 방문 조사하는 대신 제조·품질관리 자료, 현장 동영상 등을 서면으로 제출받아 검토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해외제조소의 영업상 비밀 유출을 우려해 국내 수입자를 거치지 않고도 해외제조소에서 직접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제조소‧수입자가 제출해야 하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자료는 △제조소 총람 △작업소, 보관소, 시험실, 제조·시험 장비, 제조용수·공조 등 제조지원설비, 환경관리 관련 자료 △GMP 조직, 품질관리(보증)체계 자료 △문서관리, 제품표준서, 제조·품질관리기록서 △밸리데이션* 자료 등이 포함된다.

*밸리데이션(Validation): 특정한 공정, 방법, 기계설비 또는 시스템이 미리 설정돼 있는 판정기준에 맞는 결과를 일관되게 도출한다는 것을 검증하고 이를 문서화 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해외 제조소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공장 등록제를 통해 약 1만개소의 해외 제조소가 등록, 관리되고 있다. 유럽과 일본 등도 주기적으로 해외 제조소 실사와 인정제도 등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2016년 세계최고의 권위를 갖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는 국내 의약품 규제수준과 전문성을 인정받고 선진국과 대등한 국제적 지위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ICH 가입 이후 수년간 수입 의약품의 안전관리에는 소홀했다. 

의약품 해외제조소 비대면실사 지원시스템 체계도/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앞서 비대면 업무방식의 최대 단점은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들었다. 온라인 동영상 강의나 온라인 회의에서 참여자들의 화면 밖 실태는 알기 어렵다. 해외 제조소 역시 동영상으로 촬영된 현장에는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 서류만으로 해외 제조소의 실태를 점검하고 의약품의 안전 여부를 관리‧감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의약품 안전관리를 위해 해외 제조소 실사는 반드시 이뤄져야만 한다. 비록 비대면일지라도 말이다. 

지난해 등록된 원료의약품 가운데 86.7%가 해외에서 수입한 것이다. 의약품 안전관리의 핵심은 해외 제조소 실사를 통한 관리‧감독이라는 이야기다. 해외에서 수입한 원료의약품은 생산공정을 거쳐 국내에서 완제의약품으로 만들어져 해외로 다시 수출된다.

국내 산업계의 지난해 총 수출액은 5128억5000만달러(한화 약 589조원)로 전년 대비 5.4% 감소했다. 코로나19 탓에 전반적으로 글로벌 교역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140억7200만달러, 의약품은 72억5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54.4%, 76.9% 증가했다. 국산 코로나 진단키트에 대한 신뢰가 국산 의약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서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아올리기 어렵다. 국내에서는 최근 4년간 수백개에 달하는 의약품에서 불순물이 발견되고 허가사항과 다르게 임의 제조한 불법사례가 잇따라 적발됐다. 앞으로도 의약품 안전 관련 부정적인 이슈가 반복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의약품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게 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공 여부는 '신뢰도'에 달려있다. 만약 의약품 안전관리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의약품 안전관리의 가장 기본은 수입하는 원료의약품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다. 이를 위해 해외 제조소 실사는 매우 중요하다. 비대면으로라도 꼼꼼하고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해외 제조소 비대면 실사에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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