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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품질 고도화' 속도 못 내는 이유는

  • 2021.08.06(금) 07:05

QbD 도입시 품질 개선 등 긍정적 효과
전문인력·비용 등이 문제…지원 필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의약품 품질 개선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보건당국이 '설계 기반 품질고도화(QbD)'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다. 그동안은 경험에 의존한 공정과 시험으로 제조‧품질관리가 이뤄졌다면 QbD는 과학적‧통계적 검증에 따라 제조‧품질관리가 이뤄진다.

QbD 도입시 의약품 품질 개선과 불량률 감소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전문인력 부족과 비용 투입 등의 문제로 자발적인 QbD 도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정부 3300개, 대·중소 상생형 등 민간기업 2700개 등 총 6000개 이상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4002억원을 투입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QbD를 도입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스마트공장 선도 제약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QbD 컨설팅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QbD 도입 의지를 보인 건 지난 2014년부터다. 그러다 지난 3월 일부 제약기업에서 의약품 허가와 다르게 임의 제조한 사실이 다수 적발되면서 올해 컨설팅 지원을 확대했다. QbD는 정상 제품 허용범위 내에서 의약품 공정을 설계해 임의 제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식약처는 5일 올해 컨설팅 지원 제약업체 5곳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2곳이었다. 식약처는 해당 업체들의 개발현황과 품목특성 등을 파악해 약 3개월 동안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관련 기사: 낙후된 '의약품 품질관리'…문제는 '인력·전문성 부족'

QbD를 도입하면 △의약품 불량률 감소 △소비자 안전 제고 △생산 효율성 증가 등으로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컨설팅 지원을 받은 대웅제약은 QbD 도입을 통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프라잔' 주사제의 생산기술을 업그레이드했다. 대웅제약이 QbD를 도입한 결과, 펙수프라잔 주사제의 동결건조 공정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생산비용은 35% 절감했고 생산가능 용량은 1.5배 증가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파마도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컨설팅 지원을 받았다. 한국파마는 컨설팅을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의약품의 정제 타정 속도가 2배 이상 향상됐다. 생산시간 감소 및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이다. 한국파마는 현재 개발 중인 의약품에 대해 연내 QbD 기반 의약품으로 식약처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7년 식약처의 QbD 적용 모델을 개발하는 모델링 사업에 참여하면서 QbD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현재는 일부 품목에 QbD 도입을 준비 중이다. 

사실 그동안 국내 허가심사 절차는 QbD 도입 여부와 큰 관계가 없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QbD 도입 여부가 중요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은 허가심사 절차에서 QbD 여부가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식약처가 갑자기 지난 4월 30일자로 QbD를 의약품 허가심사 평가 제도에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을 개정·시행에 들어갔다. 해당 개정안은 의약품 제조 시 QbD 내용을 반영·기재하면 인정 범위 내에서 유연한 변경관리를 허용한다. 또 완제품 출하 시 일부 시험항목을 생략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QbD 도입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식약처의 움직임에 제약바이오 업계는 당황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QbD를 도입하면 장점이 많다. 품질 개선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업계에서도 QbD 도입의 장점은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QbD 도입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제약바이오 업계는 아직 QbD 도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QbD를 적용해 출시한 의약품이 없다. 대부분 연구단계에 그치거나 수출용에만 적용되고 있다. QbD를 도입하더라도 운영할 전문인력이 없고 스마트공장 설립 등 비용 부담이 커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빠른 QbD 도입을 위한 정책적 지원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QbD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부족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중소기업들의 경우 특히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정부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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