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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영업익 3배'라도…삼성전기·LG이노텍 온도차

  • 2021.07.30(금) 11:40

[워치전망대]
계절 요인 지운 삼성, 비수기치곤 선방한 LG
두 부품사 모두 고부가 제품 판매 늘어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요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2분기는 부품업계의 전통적 비수기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각자의 고부가 가치 상품을 내세워 비수기를 이겨냈다. 양사 모두 전년동기 대비 세 배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보였다.

모듈 부진 우려 무색…실적 '껑충'

지난 2분기 삼성전기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30.4% 증가한 339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인 96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뛴 셈이다. 이는 직전인 올 1분기보다도 소폭 많은 것으로, 2018년 3분기(4050억원)이후 약 3년 만에 최대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0.6% 늘어난 2조4755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도 2346억원으로 413.4% 증가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영업이익률은 4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다. 삼성전기 측은 "IT(정보기술)기기용 소형·고용량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및 산업·전장용 MLCC, 고사양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전 사업부문의 실적이 견조하게 유지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모듈 부문 실적 둔화가 예상된 상황에서 나온 호실적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플래그십 모델 비중이 감소하고 반도체 부품 공급 부족이 계속돼 모듈 부문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모듈 부문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8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에 비해 3%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카메라모듈의 2분기 매출은 계절적으로 전 분기 대비 15~30% 역성장하나, 올해는 3% 감소하는 수준으로 선방했다"며 "화웨이 쇠락 이후 주요 고객사인 샤오미의 출하 점유율이 확대된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MLCC 등 수동소자를 담당하는 컴포넌트 부문은 역시나 약진했다. 컴포넌트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19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전분기와 비교해도 10% 늘었다. 비대면확산으로 IT용 소형·초고용량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산업전장용 고부가 MLCC 수요도 늘어나면서 제품 믹스가 개선된 효과다.

지난 28일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조국환 삼성전기 전략마케팅실장(전무)은 "상반기 MLCC 수익률 개선은 수율 향상 등 공급 능력 강화와 고부가품 프로덕트 믹스 개선이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반도체패키지기판,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을 생산하는 기판 사업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한 46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도 6% 늘어난 수준이다. 5G 스마트폰 관련 고부가 패키지 기판의 수요가 확대된 것이 실적 개선 요인이었다. 

삼성전기 측은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고사양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용 및 고부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메모리용 BGA(볼그리드어레이), PC CPU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등의 공급 확대가 지속되면서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익 '178.3%' ↑ 고부가 제품이 실적 견인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LG이노텍 역시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비교적 호실적을 내놨다. LG이노텍은 지난 29일 지난 2분기 매출 2조3547억원, 영업이익 15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3%, 즉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55.9% 늘었다.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전 사업부문이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게 자체 평가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트리플 카메라, 3차원(3D) 센싱모듈 등 고성능 제품이 실적을 견인했다"며 "5세대 이동통신(5G)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기판과 차량용 카메라 및 통신모듈의 매출 증가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3.3% 감소했고, 영업익은 56.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6.5%로 작년 2분기에 비해선 2.9%포인트 올랐지만, 지난 1분기에 비하면 4.8%포인트 급락했다. 비수기치고는 좋은 실적이지만, 계절적 요인을 벗어내지는 못한 것이다. 삼성전기 실적에서 비수기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된다는 평가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사업부문별로 보면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1조55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트리플 카메라와 3D센싱모듈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가 지속된 덕이다. 계절적 비수기에도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의 수요도 꾸준했다. 다만 아이폰12 출시 효과가 이어졌던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31% 감소했다.

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36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도 1% 늘었다. 5G 통신용 반도체 기판의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생산능력이 확대돼 매출이 증가했다는 것이 LG이노텍의 설명이다. 또 TV 판매 호조로 디스플레이용 칩온필름(COF), 포토마스크 등의 공급도 늘어나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전장부품사업의 경우 전 분기 대비 2%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32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용 카메라, 통신모듈 등 전기차 및 자율주행용 부품 매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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