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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①아이패드9, '가성비' 애플은 처음이야

  • 2021.11.24(수) 07:40

아이패드 9세대, 아이패드미니 6세대 비교
'과거' 돌아간 듯 기본에 충실…애플펜슬 호환
학생·학부모 사로잡을 만한 애플 입문 기기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아이패드 9세대(왼쪽)와 아이패드 미니 6세대(오른쪽). /사진=백유진 기자 byj@

애플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참 어울리지 않는다. 애플이 프리미엄(고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최근 들어 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 등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애플'이라고 하면 비싼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애플이 이달 초 국내 출시한 아이패드 9세대와 아이패드 미니 6세대를 사용해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애플도 가성비와 어울리는 면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특히 아이패드9의 경우 낮게는 40만원대에도 살 수 있지만 기본형 태블릿이라는 정체성에 충실한 면이 보였다. 애플 생태계를 경험하기에도 충분한 기기였다.

아이패드9. /사진=백유진 기자 byj@

넓은 베젤에 홈버튼까지…과거 회귀

애플의 태블릿 PC '아이패드'는 총 4가지 제품군이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최고사양의 '아이패드 프로'와 프로의 하위 버전인 '아이패드 에어'가 있고, 그 다음이 작은 사이즈가 특징인 '아이패드 미니', 그리고 기본형인 '아이패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아이패드 9세대와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모두 겉보기로는 전작과의 변화가 거의 없다. 하지만 제품 속을 뜯어보면 달랐다. 고사양의 프로급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신제품답게 빨라졌고, 애플답지 않은 가성비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아이패드 제품군 중 처음 접한 것이 올해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 5세대이다 보니, 아이패드9를 처음 접했을 때 조금 당황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아이패드9은 아이패드 시리즈 중 홈 버튼이 남아있는 유일한 제품이다. 처음 애플이 홈 버튼을 없앴을 때 디자인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은 옛날 일이 돼 버렸다. 이제는 홈 버튼을 포함한 넓은 베젤(테두리)이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졌다.

아이패드9에 유선 이어폰을 연결한 모습. /사진=백유진 기자 byj@

게다가 아이패드9은 유선 이어폰을 위한 이어폰 단자도 유일하게 갖고 있다. 무선 이어폰 시장이 커지면서 스마트폰에서도 이어폰 단자가 사라지고 있지만, 유선 이어폰 특유의 감성과 성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기 충전 포트도 라이트닝 타입(애플 고유의 단자형태)이다. 이 역시 아이패드 중 유일하다. 다행히도 아이패드는 구매 시 충전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라이트닝 충전기가 없더라도 따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

아이패드9 구성품에는 충전기가 포함돼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하지만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14마저 USB-C 포트를 사용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오는 상황에서, 애플이 아이패드9에 라이트닝 포트를 고집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업계에서는 애플펜슬 1세대와의 호환 때문으로 추측한다. 아이패드9은 애플펜슬 1세대와 호환된다. 애플펜슬 1세대는 펜 위쪽 뚜껑을 벗겨 라이트닝 포트에 꽂아 충전하는 방식이다. 애플펜슬 1세대와의 호환을 위해 라이트닝 포트를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이패드9에 애플펜슬 1세대를 꽂아 충전하는 모습. /사진=백유진 기자 byj@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것은 스피커였다. 아이패드9의 스피커는 홈 버튼이 있는 제품 하단에 자리해있다. 제품을 가로로 세우면 한쪽에서만 소리가 퍼지는 셈이다. 보급형 제품이기는 하지만 보통 태블릿을 영상 시청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점이다.

아이패드9에는 스피커가 제품 하단에만 장착돼 있어 가로로 돌려서 영상 시청을 할 때 음향이 아쉬웠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그래도 나아진 성능

하지만 제품 성능은 전작 대비 개선됐다. 일단 기기의 핵심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변화가 크다. 아이패드9은 A13 바이오닉 칩을 탑재했다. 아이폰11에 탑재된 칩과 같다. 전작(아이패드 8세대)에 들어갔던 A12 바이오닉 칩 대비 성능이 20% 개선됐다는 것이 애플 측 설명이다.

영상 시청은 물론 모바일 레이싱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나 골프 게임인 '프렌즈샷:누구나골프' 등을 했을 때도 무리 없이 작동됐다.

아이패드9에서는 센터 스테이지 기능이 가능해졌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칩 성능이 개선되면서 '센터 스테이지' 기능 구현도 가능해졌다. 센터 스테이지는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카메라가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기능이다.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한 만큼 아이패드9을 활용해 영상통화나 회의, 수업을 할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본 아이패드 최초로 '트루톤(True Tone)' 기술도 더해졌다. 실내 색온도를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색감을 자연스럽게 조절해주는 기능이다. 트루톤 기능을 켜고 실내 조명을 끄니 화면 밝기가 자동으로 조절됐다. 저장 용량도 전작 대비 두 배로 커졌다. 아이패드8의 경우 32GB(기가바이트), 128GB 2종류였는데 아이패드9은 64GB와 256GB다.

아이패드9에서 트루톤 기능을 켜니 실내 조명에 따라 화면 밝기가 자동으로 바뀌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애플, 한번 써보고 싶다면

얼핏 보면 단점도 많아 보이지만, 가격대를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아이패드9은 64GB, 와이파이 모델 기준 40만원 중반대다. 용량을 업그레이드하면 60만원 중반대가 된다. 올해 출시한 샤오미의 태블릿이 40만원 초반대, 삼성전자의 보급형 태블릿 제품인 갤럭시 탭 S7 FE가 70만원 초반대다. 성능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더라도 용서할 수 있는 이유다.

실제 아이패드9의 타깃층은 '학생', 그리고 학생들에게 태블릿을 사 줄 '부모'다. 학생들은 태블릿 가격에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태블릿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수요도 많다. 수능이 끝나는 11월에 국내에 제품을 출시한 것에서도 학생층을 공략하기 위한 애플의 전략이 엿보였다.

애플의 생태계를 경험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아이폰, 에어팟 등 기존 애플 기기와의 연동도 자연스러웠다. 애플의 생태계를 접하고 싶지만, 가격대가 부담스러웠던 이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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