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국산 코로나 백신 접종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 백신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모더나는 미국 행정부와 전량공급 계약이 끝나고 상업적 유통이 시작될 경우 백신 1회당 접종 가격을 110~130달러(약 13만7000~16만2000원)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러스'에서 "백신 가치를 감안하면 이 정도 가격대가 적당하다고 본다"고 했다. 현재 모더나 백신 가격은 26달러(약3만2000원) 정도다. 만약 130달러로 인상할 경우 무려 5배나 비싸지는 셈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화이자도 미국 행정부와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중간 도매상에 판매하고 1회 접종 백신 가격을 110~130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가 화이자 1회 분량에 26~30달러를 지불한 점을 감안하면 약 4배가 넘는 인상폭이다. 가격 인상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모더나, 화이자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으로 영하 20~70도의 초저온 보관과 짧은 유통기한으로 인해 유통 및 물류비가 비싼 편이다. 따라서 국내 수입과 유통 과정을 고려하면 실제 국내에서 접종할 때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023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본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4분기 전 국민 대상의 무료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는 향후 본격적인 연례접종이 시행되면 코로나19 백신도 독감백신처럼 유료로 전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경우 유통과 물류 부담이 적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산 백신의 입지가 넓어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은 합성항원방식으로, 2~5도의 냉장 상태로 5개월간 보관이 가능해 유통과 물류 측면에서 다른 글로벌 백신 대비 유리한 장점이 있다. 정부가 지난해 1000만회분을 2000억원에 선구매한 것으로 미뤄볼 때 1회분 공급가는 2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국산 코로나 백신 접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을 부스터샷 접종과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어서 향후 활용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독감 백신 시장을 보면 수입 백신보다 가격이 싼 국산 백신 접종을 선호한다"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연례화될 경우 가격이 저렴한 국산 백신으로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연례 정기 접종시 낮은 접종률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동절기 추가접종 기간이 이달 7일로 끝나면서 접종이 가능한 위탁 의료기관은 기존 1만7000여곳에서 5000여곳으로 줄어들었다. 단, 미접종자는 여전히 접종 유지기관 5000여곳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이트에서 접종 유지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