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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나선 SKC 경영진…자신감은 '반도체 소재·동박'에서

  • 2023.09.18(월) 15:58

박원철 사장·최두환 CFO, 1.4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반도체·배터리 소재 관련 투자…미래 성장동력 확보

/그래픽=비즈워치

최근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SKC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SKC는 기존 화학사업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동박과 반도체 소재·후공정 분야 투자를 통해 미래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책임경영' 나선 SKC 경영진

SKC는 박원철 사장이 회사 주식 1244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취득 평균가는 8만400원이며, 총액은 1억원이 조금 넘는다.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 박 사장의 보유 주식 수는 2071주에서 3315주가 됐다.

박 사장은 지난해 3월 CEO로 취임한 이후 반도체, 동박 등 고부가 소재 사업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진행해왔다.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와 고금리·고유가 등 외부 경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책임경영 의지와 향후 회사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는 게 SKC 측 설명이다.

박 사장뿐만 아니라 최두환 SKC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최 CFO는 장내 매수를 통해 500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최 CFO의 자사주 매입 평균 취득가는 7만8900원으로, 총 3945만원 규모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최근 SKC가 저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자 이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SKC는 지난해 4분기 2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C가 올해 3분기에도 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SKC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SKC 관계자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회사의 약 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에 이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회사의 의지와 책임경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회사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과 창출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 개편에 대한 자신감

업계에선 이번 박 사장과 최 CFO의 자사주 매입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SKC 포트폴리오 개편 작업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했다. SKC는 최근 화학 사업의 부진과 동박 공급 과잉 상황이 맞물리면서 실적 둔화가 지속되자 반도체 소재·부품 및 동박 사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SKC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수익성이 떨어진 석유화학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동시에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과 고부가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동박 사업은 자회사 SK넥실리스, 반도체 소재 사업은 SK엔펄스와 SK앱솔릭스를 기반으로 추진하고 있다. 

SKC는 지난 7월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차전지 소재 1조8000억원, 반도체 소재에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SKC는 추가로 인수·합병(M&A)을 위해 1조~2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우선 SK넥실리스는 북미 배터리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전기차 관련 시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통해 급성장이 예상된다. 

SK넥실리스는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7월 일본 도요타통상과 손잡고 북미 지역 동박 생산·공급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SK넥실리스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이후 북미 현지에서 동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도요타통상과의 합작법인도 해당 시점에 맞춰 설립과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SKC 포트폴리오 재편 관련 투자 내용 / 그래픽=비즈워치

SKC는 차세대 2차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실리콘 음극재 분야 투자에도 뛰어들었다. SKC는 지난 2021년 영국 실리콘음극재 업체인 넥시온에 총 8000만달러(약 1017억원)을 투자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기반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4배 이상 높아 배터리 충전 속도와 출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최근 실리콘음극재가 미래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자 여러 소재 업체가 연구와 생산에 뛰어드는 추세다. 

반도체 소재 분야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초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칩플렛'의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협약에 따라 비공개지만, SKC는 이번 시리즈B 투자를 통해 칩플렛의 지분 약 12%를 확보할 예정이다. 

반도체 패키징은 중앙처리장치(CPU), D램 등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 칩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후공정에 속한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선 미세공정 구현이 한계에 이르자 여러 칩을 한데 모아 구동하는 패키징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SKC는 칩플렛 지분 투자를 통해 지난 2021년 2억4000만달러(약 3176억원)를 투자해 미국에 설립한 반도체 글라스 기판 회사 앱솔릭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C에 따르면 글라스 기판으로 반도체를 패키징하면 칩셋의 데이터 처리량을 대폭 늘리면서도 전력 소비량은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최 CFO는 지난 8월 열린 SKC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SKC는 확보한 재원을 성장을 위한 투자에 우선으로 활용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업황이 저점을 지나 개선될 상황에 대해 착실히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과감한 사업 재편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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